사회 초년생은 급성 체장염, 50대는 알콜성 간질환 주의해야
  • 연말연시, 지난 1년을 회고하는 송년회 자리가 줄을 잇는다. 송년회 자리에 늘 자리하는 그것, '술'이다. 음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송년회에서 술을 빼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통계청은 '2014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절주나 금주가 어려운 이유 1위로 응답자의 61.1%가 '사회생활에 필요해서'를 꼽았다.

     

    사회생활에서 필요해서 술을 줄이거나 끊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가 71.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50대가 60.5%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사회초년생인 20대들에게 급성 췌장염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자라고도 불리는 췌장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소화효소를 생성하고 분비하며 혈액 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혈당 조절 호르몬을 생성하는데, 이때 과음을 하면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으로 심한 복통, 오심, 구토 등이 발현되며 누으면 복통이 더 심해져 배를 움켜쥐고 새우처럼 구부리고 있게 된다. 단순히 췌장이 붓는 정도의 경미한 염증이라면 저절로 좋아지지만 염증이 진행돼 췌장 조직이 썩는 괴사가 발생하면 췌장 소화액에 의해 췌장 주변 조직이나 장기가 녹아 심한 경우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염증이 진행되며 만들어지는 다양한 염증 매게 물질로 심장, 폐, 신장 등의 기능 저하가 동반되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종종 복막염이 발생한 곳에 물주머니인 가성낭종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 ▲ 이대목동병원 이선영 교수ⓒ이대목동병원
    ▲ 이대목동병원 이선영 교수ⓒ이대목동병원

     

     

    이에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이선영 교수는 "급성 췌장염은 술이나 담석 등 원인이 사라지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므로 금식과 충분한 수액을 공급해 통증을 조절하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췌장 조직이 괴사로 진행될 시 췌장에 가성 낭종과 같은 후유증 뿐 아니라 중요 장기의 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따른다"며 "중증의 급성 췌장염은 사망률이 10~15%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으로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전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초년생 건강에만 적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다. 잦은 회식으로 간이 쉴 틈 없는 4~50대 역시 과음을 주의해야 한다. 이전부터 마셔오던 술의 영향으로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증 등 알코올성 간질환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국민건강보험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는 전체 32.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내에 지방이 정상 이상으로 쌓인 상태로, 절주나 금주를 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게 되면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과도한 음주로 염증성 손상이 나타나며 황달, 신장 기능 저하 등 단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간염은 환자가 이상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정도에서 간부전이 진행돼 사망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양상을 띈다. 간의 염증이 비가역적으로 진행되고 섬유화되면 간 기능의 손상과 함께 출혈, 혼수, 간암 등의 심각한 합병증까지 동반되는데 이를 알코올성 간경변증이라 한다.

     

    이같은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다. 특히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을 시 4~6주 내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 또한 절주나 금주를 통해 큰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알코올성 간경변증까지 진행되면 음주를 중단해도 이전 상태로 회복하기는 어렵다.

     

  • ▲ 이대목동병원 문일환 교수ⓒ이대목동병원
    ▲ 이대목동병원 문일환 교수ⓒ이대목동병원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문일환 교수는 이에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느 절주와 금주가 가장 좋으나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기는 힘드므로 간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음주하는 것이 좋다"며 일주일에 최소 이틀은 금주하는 것을 권장했다.

     

    이어 "술만 마시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알코올 대사 효소가 부족한 것으로 알코올 독성에 취약해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자는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기 쉬워 음주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