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미래 걱정 없는 외국계 헤지펀드 공격에 속수무책
  • ▲ ⓒ뉴데일리경제 최종희 기자.
    ▲ ⓒ뉴데일리경제 최종희 기자.


    "삼성 흔들기 결과.. 엘리엇만 돈 벌고 나머지 주주 모두 손해 볼 것."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사진)은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경제원에서 열린 '흔들리는 기업 경영권,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의 긴급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합병 여부와 무관하게 돈 벌이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엘리엇은 법률 다툼을 불사하며 이런저런 분란을 일으키는 식으로 삼성을 압박한 뒤 비싸게 주식을 팔고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반대로 합병이 깨져도 엘리엇은 합병비율 재산정의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때를 노려 비싸게 주식을 팔아 치우겠다는 계산을 세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 부원장은 엘리엇이 이 같은 방법으로 이익을 남긴다고 해서 나머지 주주들이 함께 돈을 버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삼성물산과 장기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엘리엇의 공세 때문에 기업은 미래를 위해 써야 할 돈 대부분을 주주 환원정책에 쏟아 부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기업 장래는 자연스럽게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최 부원장은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장기적 가치 상승을 꾀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삼성을 헐뜯는 식의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며 "먹튀 투기자본이 아니라면 투자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국민연금이 최근 이번 합병에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적절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그동안 경영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엘리엇을 비롯한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 부원장은 "기업이 장사를 잘 해 사내 유보금이 많으면 아마 배당을 더 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돈 벌이가 안 되는 부실한 기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엘리엇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삼성전자의 경영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4.1%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외국계 헤지펀드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경영권을 방어하는 제도를 도입,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