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 단식투쟁 장기회 이사진 전원 사퇴, 총장 사퇴 요구안 입장 없어
  • ▲ 동국대 이사장·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지난 4일까지 50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던 서울 중구 교내 8정도 광장 앞 천막농성장.
    ▲ 동국대 이사장·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지난 4일까지 50일간 단식투쟁을 벌였던 서울 중구 교내 8정도 광장 앞 천막농성장.


    동국대학교 학내분규 사태가 이사진의 전원 사퇴 결정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1년간 이어져온 진통이 마무리될 조짐이지만 총장은 사퇴 요구안에 침묵을 지키고 있고 종단의 개입 가능성도 여전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7일 대학가에 동국대 이사회는 지난 3일 '단식 투쟁 철회'를 조건으로 이사진 전원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총장·이사장 동반 퇴진 투쟁에 나섰던 학생·직원·교수 등 학교 구성원들은 단식을 중단하고 학내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했다.

    동국대 사태는 지난해 12월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국대 이사장과 총장 선출 과정에서 조계종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총장직에 오른 보광스님은 논문 표절, 이사장으로 선출됐던 일면스님은 절도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극한 대립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교수, 학생 등은 사퇴를 농성 등을 통해 요구했지만 이들은 외면했고 올해 9월 열린 학생총회에서 동국대 총학생회의 '이사장·총장 사퇴안'은 전체 참석인원 2031명 중 2030명이 찬성하면서 가결됐다. 하지만 일면스님과 보광스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10월15일부터 김건중 동국대 부총장학생회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김 부회장이 단식에 나서자 직원, 교수, 동문 등이 동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요구안이 사실상 거부되면서 투쟁은 장기화 조짐을 보였고 지난달 말 최장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이 투신 의사를 밝히면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 ▲ 지난 3일 '단식 농성 철회'를 조건으로 동국대 이사진이 자진 사퇴하자 다음날 단식 투쟁을 벌였던 학내구성원의 천막농성장이 철거되고 있다.
    ▲ 지난 3일 '단식 농성 철회'를 조건으로 동국대 이사진이 자진 사퇴하자 다음날 단식 투쟁을 벌였던 학내구성원의 천막농성장이 철거되고 있다.

     

    결국 조건부 이사진 사퇴가 결정되면서 학내 사태는 해결될 조짐을 보였다. 50일간 단식에 나섰던 김 부회장은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고 동국대 본관 앞 8정도 광장에 설치됐던 천막농성장은 모두 철거되면서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광스님의 총장직 사퇴와 조계종의 이사진 불개입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학내분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겨진 분위기다.

    만약 보광스님이 총장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면 학내 구성원의 단식 투쟁은 재차 돌입될 것으로 예상, 이사진 조건부 사퇴는 물거품될 우려가 있다. 

    특히 동국대 이사진 선출 과정에서 조계종의 개입 의혹이 또다시 불거진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종단의 확실한 입장 표명이 요구된다.

    동국대 관계자는 "총장의 경우 아직 입장 표명이 없다. 이사진 총사퇴는 정상화로 가는 시발점이다. 요구 사항을 넘어 선 것으로 그런 부분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으니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상황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