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기말 학사일정 등 차질, 대한변협 행정부 사퇴 요구
  • ▲ 9일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 앞에서 한국법조인협회 회원 및 로스쿨 재학생 등이 법조개혁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9일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 앞에서 한국법조인협회 회원 및 로스쿨 재학생 등이 법조개혁을 요구하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법시험 4년 유예 방침이 발표되면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자퇴서를 집단으로 제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9일 전국법전원학생협의회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서울대, 이화여대, 제주대 등 전국 25개 로스쿨의 일부 휴학생을 제외한 재학생들은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하고 법무부의 '사시 폐지 유예입장'을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혼란을 야기한 법무부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촉구하며 사시 폐지 유예 철회, 로스쿨 제도의 정착과 안정화를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모색하라"고 주장했다.

    사시 폐지 유예와 관련해 로스쿨 재학생들은 자퇴서 제출에 이어 학사일정 및 제5회 변호사시험 등을 거부했고 국회, 법무부, 지역 검찰청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 회원 및 로스쿨 재학생 등 200여명은 서울 강남구 대한변협회관 앞에서 '법조개혁 퇴행에 앞장섰다'며 대한변협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김정욱 한법협 회장은 "로스쿨 세대 변호사들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법조사회가 다시 화합되고 진정한 정의 실현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요구임을 선배 법조인에게 전하는 바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로스쿨 재학생 이승익씨는 "법의 규정으로 사시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로스쿨이 부유층 자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로스쿨은 실력 없는 법조인이 아닌 우수한 법조인을 배출하는 것으로 사시는 법에 의해 폐지되는 것이 맞다. 로스쿨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다면 미비점을 보완하고 만족스러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법무부는 사시 폐지 계획을 2021년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을 확산됐다. 애초 사시는 2017년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4년간 유예 입장이 발표되자 반발이 거셌고 법무부는 "최종 의견은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로스쿨 재학생 등은 기존안과 같이 사시 폐지가 진행되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렪 로스쿨 설치 대학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학기말이지만 기말고사 일부 시험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고 시험 대비 특강 취소를 비롯해 12일 전국 로스쿨에서 실시되는 법무부 주관 검찰실무시험도 거부된 상태다.

    로스쿨이 설치된 서울 소재 A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학교 측과 학생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집단 자퇴서 제출 등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현재 사태에 대해 향후 살펴봐야 한다는 분위기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B대학 측은 "사시 유예 방침과 관련해 전체 로스쿨이 움직이고 있다. 학기말이지만 일정 등에 영향이 있고 분위기가 심각한 상태에서 당사자들은 민감한 상황이다. 법무부에서 확실한 입장을 세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범 7년째를 맞은 로스쿨이 심각한 상황을 보이는 가운데 법무부의 사시 폐지와 관련한 기존 계획을 유예한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