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더더더'로 맞불

  • ▲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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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직장인 A씨는 이번 선거에 투표할 계획이 없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그래도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중에 더 낫다고 보는 정당은 있다. 하지만 굳이 투표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그는 지난 연말부터 휴대폰으로 정치뉴스를 볼때마다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A씨는 "예산안이야 해마다 싸우니까 그러려니 했지만 셀프공천, 옥쇄파동은 정말 답이 없었다. 도긴개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한 표로 투표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투표용지에 오른 사람들이 4년전 사람들이랑 다르다고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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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B씨(34) 역시 선거날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 여행을 위해 투표를 안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할 필요가 없어서 쉬는 날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동네 곳곳에 교차로, 고등학교 유치 등 온갖 공약들로 플래카드 범벅이 됐다. 누구는 잘생긴 후보(자신)을 뽑아달라는 내용도 있더라. 그런데 내가 이 지역에 얼마나 살 줄 알고 저 사람들을 뽑겠느냐"고 말했다. 전세 2년차인 그는 현재 살고있는 지역 전세값이 대폭 올라 내년 초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는 "자가로 사는 사람들과 전세로 사는 사람들 사정은 다르다"면서 "정당 별로 공약 차이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4.13 총선을 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냉담하다.
    첫 투표의 설렘은 잊혀진지 오래, 돌아온 것은 '똑같은' 정치판이었다. 여기에 이번 20대 공천을 앞두고 여야 모두 걷잡을 수 없는 공천파동에 기존 정치인들은 무소속, 신생정당으로 이탈이 속출했다. 벌써부터 4.13 총선이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비관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때는 46.1%로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했고 4년 전인 19대에서는 두번째로 낮은 54.2%에 그쳤다.

    낮은 투표율의 중심에는 2030세대의 무관심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전일 '최저임금 9000원 인상'과 같은 공약을 제시한 것도 일차적인 목적은 젊은층의 관심을 끄는 데 있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어떻게 실현한다는 것인지 '과정'을 보여주기 어려운 만큼 구체적인 '숫자'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어당긴 셈이다.


    ◇ SNS 선거홍보戰 … 랩하고, 춤춘다

    젊은표를 잡기 위한 여야의 움직임은 발빠르다. 공식선거운동 개시와 동시에 204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대전을 치르고 있다. 딱딱 정해진 시간 대에 이뤄지는 각 후보자의 출퇴근길 인사보다 폭넓은 홍보가 가능한 점이 강점이다.

    먼저 새누리당의 경우, 옥쇄 파동을 셀프 패러디한 '무성이 나르샤'에 이어 김무성 대표, 나경원 의원 등이 랩을 하는 '뛰뛰빵빵'까지 동영상을 공개했다.

    특히 무성이 나르샤의 경우,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공천파동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웃음으로 코드를 전환, 친숙함을 자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동영상의 유투브 조회수는 4일 기준 10만 건을 넘어섰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옥쇄파동을 셀프패러디한 무성이 나르샤에 출연하고 있다.  ⓒ 유투브 캡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옥쇄파동을 셀프패러디한 무성이 나르샤에 출연하고 있다. ⓒ 유투브 캡쳐



    더불어민주당은 바뀐 당명을 유권자에게 인식시킬 수 있게 '더더더'라는 노래를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동영상 속에는 연이은 막말 파동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정청래 전 최고위원이 등장해 화합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정치, 선거에 관심이 있는 2040세대만 찾는다는 데 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30대 C씨는 "선거 날짜는 알고 있었지만 정당이 어떤 공약을 맨 앞자리에 두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선거 영상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 "과반 넘게 해달라"…여야, 앓는 소리 

    공식선거운동이 중반을 넘어서자 여야는 나란히 전략을 '과반의 위기'로 전환했다. 역대 최저 수준의 투표율이 예상되는 만큼 적어도 지지층만은 끌어모아 한 표를 보태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유세 당시 "국회선진화법을 무력시킬 수 있는 180석은 고사하고 과반(150석)을 걱정차는 처지가 됐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야당이 분열이 안됐다면 과반도 상상할 수 있겠지만 현상유지(107석)하지 않겠느냐"고 낮은 자세로 임했다. 더민주당은 당초 이번 총석 목표를 130석으로 잡았다가 110석으로 기대치를 낮췄다.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서울 중구성동갑 홍익표 의원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서울 중구성동갑 홍익표 의원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 뉴시스



    실제 각 당이 자체 분석한 우세지역은 새누리 82석, 더민주 35석, 국민의당 20석에 불과하다. 전체 253개 지역구 중 무투표로 당선된 경남 통영·고성을 제외한 선거구 중 110여곳은 어느 당도 우세를 점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현역 무소속 의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더민주는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에 대부분 '우세'를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