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학부모 "학습권 보장하라"
  • ▲ 학교 급식 (자료사진) ⓒ 연합뉴스
    ▲ 학교 급식 (자료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교육청이 야간자율학습 폐지가 무산되자 '고등학교 석식 제공 금지'를 들고 나왔다. 도의회와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19일 경기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2017년 고등학교 급식운영 방향 안내' 공문을 보냈다. 최근 3년간의 급식 관련 식중독과 산업재해 발생 현황이 담긴 공문은 석식 제공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교육청은 '점심시간 급식 제공이 원칙'이라는 급식 시행령을 제시하며 오후 7시 이전 교육활동을 종료하라고 권장했다. 이와 함께 학교급식 운영원칙 준수 여부, 석식 중단에 따른 급식 조리원 정원 변동 현황을 2월 초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교육청의 방침이 알려지자 야간학습 폐지를 놓고 날을 세웠던 경기도의회가 사실상 야간자율학습을 금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반발했다.

    도의회는 야간자율학습을 원하는 학생의 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교육청의 일방적인 야자 폐지는 불합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도의회의 주장에 따라 지난해 12월에는 자습 학생의 선택권 보장과 학습 지원 내용이 포함된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 지원 조례안'이 제정되기도 했다. 이후 자습 운영을 각 학교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교육청의 대안으로 양측 갈등이 일단락되는듯했지만 석식 중단 문제로 다시 점화되는 양상이다.

    방성환 도의원은 "교육청 공문의 골자는 교육활동을 오후 7시 이전 종료하도록 권장하는 '자기주도활동 계획'을 강조하는 것으로, 야자와 석식 제공을 실질적으로 중단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자 학생 학습 지원을 위한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지원책은 마련하지 않고 오히려 석식을 중단하겠다는 교육청 주장은 불합리하다"면서 "실제로 교육청 공문 발송 이후 석식 예산을 반영하지 않은 학교도 많다. 갑자기 석식을 중단해 버리면 자율학습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식사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일선 학교 현장 의견과 교육청 관계자와의 면담 등을 통해 석식 제공의 정당성에 대해 입장을 낼 예정이다.

    석식 중단에 따른 혼란과 야자 폐지 정책에서 야기될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는 지역 학부모의 목소리도 많다.

    이경자 공교육 살리기 학부모 연합 대표는 "대학입시 등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에게서 학습 공간과 석식 등의 편의를 빼앗는 것은 교육적 발상이 아니다"면서 "현 경기교육청의 방침은 교육감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아이들의 학습 의지를 꺾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실제로 야자를 축소하려는 학교의 움직임에 개방 교실 수가 줄어들어 많은 학생이 방과 후에 학원이나 독서실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야자 폐지 정책은 사교육 부담을 늘리는 정책으로 학생, 학부모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