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필수 한시적 인증… 학생 대비 전임교원 태부족
  • ▲ 지난해 9월 한의과대학 평가인증 탈락을 우려한 상지대학교 한의대 재학생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교육부 등을 상대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9월 한의과대학 평가인증 탈락을 우려한 상지대학교 한의대 재학생들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교육부 등을 상대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의과대학 평가인증제와 관련해 가천대학교, 상지대학교 한의대가 생존 기로에 놓였다.

    전체 한의대 설치 대학 중 이들 학교는 '한시적 인증'을 받아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가능하다. 하지만 내년 초까지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필수 조건인 평가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2019학년도 학생 모집 정지, 폐과로 이어질 수 있다.

    8일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등에 따르면 전체 12개 한의대 설치 대학 중 가천대, 상지대 2곳은 한시적 인증으로 원광대와 함께 '재인증' 대상에 올랐다.

    원광대의 경우 2012년 받은 5년 평가인증이 올해 마무리되면서 재인증을 받는 것이지만, 가천대·상지대는 애초부터 기준 미충족으로 평가인증 자체가 유예되면서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한의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은 교육 질 관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인정 기관의 평가인증을 갖춰야 하며, 한평원이 인증과 관련한 심사를 담당한다.

    한평원은 지난해 5월 교육부로부터 한의과대학 평가·인증에 관한 인정기관으로 지정됐으며 미리 인증을 받았던 원광대, 부산대 등을 비롯한 10개교는 지난해까지 평가인증을 마무리했다.

    반면 가천대·상지대는 평가인증을 통과하지 못했고, 시한부 유예로 볼 수 있는 '한시적 인증' 상태다.

    평가인증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대학의 졸업생은 국가시험 응시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되고, 2회 이상 한시적 인증을 받는다면 '인증 불가'로 한의대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이들 대학이 평가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이유로 교수 수 부족이 지목됐다. 한평원이 제시한 기초 및 임상 전임교수 기준은 입학정원 30명 기준 기초 12명·임상 13명 등 25명이다. 입학정원 10명 초과 시 마다 교수 1명을 추가해야 한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전임교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가천대 한의학과 교원은 전체 51명(비전임 포함) 중 전임은 6명, 상지대는 21명 중 10명으로 이들 학교 모두 입학정원이 30명을 넘는다.

    가천대는 평가인증을 받기 위해 교수 채용에 나섰지만 어려움을 겪었고, 상지대는 지난해 발생한 학내 분규 등으로 충원 하지 못한 것이 평가인증 탈락 요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평원 광계자는 "이들 대학의 부족한 교수 수를 알려줄 수 없지만, 가천대에서는 교수 충원과 관련해 비공식적으로 기준 완화를 요청했었다. 정원은 적더라도 필수교과목에 따라 교수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질문이 여러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지대는 딱히 요구는 없었지만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학교법인이 불안정한 상태였었고, 현재 미충족사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시적 인증 상태이지만 이들 대학은 평가인증 전체 요소 중 교수 충원 기준을 제외한 나머지 영역을 통과했기 때문에, 교수 수만 확보된다면 무리가 없이 인증을 받을 것으로 한평원은 내다보고 있다.

    가천대 한의대 관계자는 "교수 수가 많이 모자른 것은 아니지만 인적 구성이 작다. 분야별 교수 채용 공고를 냈는데 50% 밖에 지원하지 않았다. 판정은, 판정이니깐 겸허하게 받아들인 상태다. 올해 중으로 반드시 충원할 계획이다. 기준이 있기에 이를 맞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지대 측은 "현재 한의대는 한시적 인증으로 1년 유예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회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개선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인증평가 확정 여부는 내년 2~3월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대학이 교수 충원을 마무리하더라도 다른 항목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인증 불가 판정이 나올 수 있다.

    한평원 관계자는 "대학별 입시요강이 발표되는 4~5월 전인 3월께 평가인증 사항을 교육부에 보고한다. 최종적으로 입시자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내년 1~2월께 가천대, 상지대가 서류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첫 회는 만회할 수 있지만 한시적 인증 2회부터는 폐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증 불가 가능성도 있지만 두 대학이 큰 문제가 없어 잘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