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4000만~5000만원… 미분양률 50~70% 달해임대료도 비싸 임차인들 외면… "활성화 큰 문제 없을 듯"
  • ▲ 위례신도시 내 대표 상권인 중앙광장 인근 상가 1층 공실. =김백선 기자
    ▲ 위례신도시 내 대표 상권인 중앙광장 인근 상가 1층 공실. =김백선 기자


    "광장 주변 중심 상가들은 입주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빈 공실이 보일 수밖에 없다. 이번 추석에도 입주가 예정돼 있고… 위례신도시 입주가 100% 완료되면 명동보다 더 사람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정도면 그래도 괜찮은 수준이다. '왕십리뉴타운'은 입주한 지 3년이 다되도록 텅텅 비었지 않냐."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지난 2월 이주해 5개월째 거주하고 있는 한 장년부부는 최근 위례 중심상권 공실률에 대해 별 문제 아니라는 듯 이같이 설명했다. 이런 언사는 해당 거주지역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지난 26일 저녁 무렵 찾은 위례신도시 내 대표 상권인 트랜짓몰과 중앙광장에는 해가지자 더위를 피해 나온 가족단위 주민들로 꽤 활기를 띈 모습이었다. '텅 빈 상가'가 넘쳐나고 편의시설도 부족해 이른바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던 터라 위례신도시의 이런 광경은 사실 의외였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2~3년 전 입주를 시작해 나름 상권을 구축해 놓은 곳을 제외하곤 상가 절반 이상이 텅텅 비어있었다. 1층은 그나마 입주한 점포들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지만 2층은 90% 이상 텅텅 비었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빈 공실이 많았다.

    한편에선 주변 건물 마무리 공사로 거리 곳곳에 건설 자재들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어 산만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 ▲ 중앙광장 인근 공사현장에 건설자재들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는 모습. = 위례 김백선 기자
    ▲ 중앙광장 인근 공사현장에 건설자재들이 어지럽게 방치돼 있는 모습. = 위례 김백선 기자


    아이들과 함께 위례 중앙광장을 찾은 주부들은 무엇보다 "아이들 학원 주변에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위례 상가에 공실이 많다고 하지만 현재 학원, 병원 등 편의시설이 너무 많이 들어와 오히려 중복되는 업종이 너무 많다"며 "새 상가들이 입주를 시작하게 되면 기존에 있던 상가와 모두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주변이 임대료가 높다고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는데 최근 수개월 새 몇몇 곳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장사를 접고 나간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 하남 일대에 조성된 수도권 유일의 강남권 신도시로 투자자나 실수요자 입장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실제 청약경쟁률이 매우 높아 상가와 주거시설 모두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상권의 경우 신도시 형성 초기라는 한계로 인해 상권 형성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 중앙관장 인근 10월 입주 예정 상가. = 위례 김백선 기자
    ▲ 중앙관장 인근 10월 입주 예정 상가. = 위례 김백선 기자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일반 상가(5월 기준)의 50%와 근린상가의 70% 수준이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공실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 상업·업무복합건물의 경우 1층이 아닌 2층 이상 상층부 상가 분양 실적이 더욱 저조하다.

    위례신도시 대량 미분양 사태 원인은 높은 분양가가 원인이다. 위례신도시 상가의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선이다. 중심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상가에는 1억원 안팎 프리미엄도 붙어 있다.

    분양가가 비싸다보니 임대료도 높아 분양을 마친 상가도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 임대료는 전용 33㎡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선이다.

    위례신도시 트랜짓몰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위례에 상가가 분기별로 입주가 진행되다보니 공급량이 많이 늘어났다"며 "초기 분양가가 높다보니 임대가격도 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공실률이 높아지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인근 B공인중개사는 "현재 위례신도시의 인구수로는 상가가 원활히 돌아갈 만한 구조는 아니다. 이는 입주가 100% 되더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그 이유로 "위례신도시 주변 문정동 법조타운이나 지식산업센터·가든파이브 등 상가 지역이 즐비해 한 곳에 집중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 위례신도시 내 대표 상권인 중앙광장 인근 상가 2층 공실. = 위례 김백선 기자
    ▲ 위례신도시 내 대표 상권인 중앙광장 인근 상가 2층 공실. = 위례 김백선 기자


    매매·임차 문의도 많지 않다. C중개사는 "입주하기 전까지는 높은 수익성 등 기대심리가 작용하다보니 문의가 많았지만 현재에는 찾는 이가 줄어든 상태"라며 "현재 중심 상가의 임대료는 분양가의 3.5%~4%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 상권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활성화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위례신도시가 분양할 당시 아파트 등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다보니 상가 분양가도 높게 형성됐다"며 "분양가 대비 수익률을 맞추다보니 임대료가 높게 형성되고 그 만큼의 장사 수익은 따라오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신도시 같은 경우 초기 상권 형성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는 활성화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위례신도시 인프라 구축이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은 올해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2년 연기된 2019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도 예정(2024년)대로 개통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