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파트너-연결성' 인공지능 대중화 성큼"中 인공지능 굴기 위협… 개방형 '생태계' 더 빨라진다"
  • ▲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모습. ⓒ뉴데일리DB
    ▲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모습. ⓒ뉴데일리DB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됐다. 올해는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으며, 관람객은 역대 최다 규모인 18만4000여명이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네이버·서울대 등 71개 기업과 130개 연구소가 참가해 부스를 차렸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전시회 주제로 '스마트 시티의 미래'를 내걸었다.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에 이어 연결성의 범주가 도시 전체로 확장된 셈이다. 다만 범주가 확장됐을 뿐 기본적인 주제는 '연결성(커넥트)'으로 유지됐다. 연결하는 주체(사용자)와 객체(디바이스), 수단(5G)이 확장됐을 뿐 여전히 융합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글로벌 IT업계의 흐름은 혁신 성능이 탑재된 별도의 제품보다 제품들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플랫폼', 사용자의 생각을 읽고 알아서 행동하는 '인공지능'으로 무게가 옮겨갔다. 올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전 산업을 아우리는 융합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전시회 주도권이 콘텐츠 플랫폼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

    지난해 CES를 휩쓴 아마존의 '알렉사'와 구글의 '어시스턴트'는 세상 밖으로 나와 관람객을 만났다. 아마존과 구글은 처음으로 정식 부스를 차리고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소개했다. 

    알렉사는 아마존의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 내장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자연어(음성인식)를 통해 제어가 가능하다. 알렉사의 장점을 오픈 인터페이스(API)에 있다.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메시징 등 막대한 제반환경이 필요해 중소업체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알렉사는 오픈 API로 제공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2014년 알렉사를 선보인 아마존은 모든 기능을 쉽고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에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누구든지 알렉사를 활용해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의 에코 전략은 전세계 개발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구글의 어시스턴트 역시 마찬가지다. 어시스턴트는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계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전자제품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시스턴트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와의 연동여부가 전자제품 구입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시스턴트는 시장점유율에서 아마존 알렉사에 비해 열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의 연계를 장점으로 다채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꾸준히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고 제조사들의 채택이 가속화되면서 전망은 밝은 상태다. 

    삼성과 LG전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양사는 빅스비, 씽큐 등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과 함께 알렉사, 어시스턴트와의 연계를 강화해 인공지능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삼성 커넥트·아틱을 '스마트싱스' 클라우드로 통합해 하만의 전장용 플랫폼인 이그나이트와 연동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타사의 기기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쉽고 일관된 소비자 경험을 전달한다는 전략이다. 자사 플랫폼인 '빅스비'의 경우 스마트폰을 넘어 TV·가전·전장 등 전사로 확대하고, 타사 제품과의 연동을 확대해 인공지능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오픈 플랫폼·오픈 파트너십·오픈 커넥티비티 등 개방형 전략을 통해 다양한 솔루션을 갖춘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 '씽큐'를 전제품에 적극 탑재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협력을 확대해 경계 없는 통합적인 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지다. 여기에 사용자별 '맞춤형 진화'를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중국업체들의 인공지능 굴기도 가속화되고 있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안면인식, 로봇산업의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중국업체들은 세계 1위 인구대국에 걸맞게 빅데이터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인재들이 중국으로 몰려가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으로 제조사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어떤 인공지능을 품고 있고 어떤 플랫폼과 연동되는지가 향후 가전업체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