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건물에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게재됐다. ⓒ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건물에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게재됐다. ⓒ연합뉴스


    18학번 새내기를 맞이하며 새학기를 시작한 대학가가 교수 성추행·입학 특혜 등 각종 추문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숨겨졌던 교수들의 성 일탈 행위가 '미투(Me too)' 운동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데 이어 추가 폭로 마저 잇따를 것으로 보여 뒤숭숭한 캠퍼스 분위기는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명지전문대 성비위 교수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5일부터 사흘간 실태조사에 나섰다,

    이 학교 연극영상학과 교수진 5명 중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교수 3명은 사직서을 제출한 상태로  대체교수가 없어 현재 해당 학과 수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말께 이 학교 여학생들은 박중현 교수, 이영택 교수, 최용민 교수 등 3명이 그동안 성추행, 성희롱 등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학내 권력 관계에 드러난 불합리한 성범죄에 대응하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등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세종대, 서울예술대, 청주대, 경성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예대의 경우 오태석 교수, 한명구 교수 등이 재학생을 상대로 성폭력을 자행했다고 지목되자 이를 인정하며 자진 사퇴했다. 청주대 조교수에서 해임된 배우 조민기는 재직 시절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폭로됐고, 김태훈 세종대 교수는 여제자 성추행 등이 불거진 뒤 사퇴 입장을 보였다.

    배우 조재현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이자 교수로 있던 경성대에 사직서를 제출, 전·현직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한예종은 사실 관계 확인 후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화예술계에서 불거진 미투 운동이 대학가로 확산된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서울대·연세대·제주대·충남대·한양대 등에서도 교수들의 성희롱 등이 있었다는 글이 오르내리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대학 교수들의 성추문 사태와 더불어, 입학·학사 특혜도 또다시 등장했다.

    대학원 부정 입학 의혹을 받았던 가수 정용화씨는 경찰 수사 결과 면접에 불참하고도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경희대 이모 교수와 개별 면접을 봤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입학 특혜와 관련해 경찰은 최근 정씨와 더불어 가수 조규만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9~13일 경희대 대학원 학사운영에 대한 연예인 등 특정인 특혜 의혹 현장 조사를 실시, 정씨 등 연예인에 대한 위반 사례를 확인하고 가수 조규만 등 3명에 대한 입학취소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 심사가 부당하게 운영된 사실을 적발한 교육부는 학생 1명이 졸업작품전 없이 팸플릿만으로 심사를 통과하고 졸업 후 사후 영상물을 제작하는 등 당사자에 대한 학위취소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가수 조권은 경희대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유명인에 대한 특혜 제공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2016년 불거진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사태와 비견될 정도라는 지적이 오르내렸다.

    대학가에서는 혹시나 모를 상황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유명인의 대학원 입학 과정에 대한 점검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대학가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B대학 측은 "교수, 학생 등을 상태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감독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만약 문제가 드러난다면 대학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