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정상화, 산은 8천억 투입…뉴머니 4조-올드머니 3조 구조조정 이슈 매몰, 정책금융 기관 한계 노정

  • ▲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을 끝으로 올 상반기 굵직한 구조조정을 매듭지었다.  ⓒ 뉴데일리
    ▲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을 끝으로 올 상반기 굵직한 구조조정을 매듭지었다. ⓒ 뉴데일리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을 끝으로 올 상반기 굵직한 구조조정을 매듭지었다. 산업은행은 27일 GM 앞으로 8천억원 규모의 조건부 LOC(금융제공확약서) 발급한다. GM 역시 4조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약속해 이로써 한국GM은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시작으로 STX조선해양과 한국GM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원칙이 돋보였다. 청산·법정관리 문턱에서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고 '산업논리'에 기초한 대응이 빛났다는 평가다. 


◇ 한국GM 정상화 수순… 산은 8천억 투입  

애초 산은은 한국GM의 실사보고서가 완료된 뒤에 지원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중간 실사 결과에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이 최종 실사결과에 구체화되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지원을 앞당기기로 했다. 

한국GM에 대한 회계실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부품협력사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한국GM의 유동성 지급이 시급한 점 등이 감안됐다. 

산업은행은 한국GM에 신규투자로 총 7억5천억불, 우리돈으로 8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애초 GM이 신규투자로 3조원가량 넣으면 한국GM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보유지분(17.02%)에 비례해 5천억원을 출자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 ▲ 한국GM은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 한국GM
    ▲ 한국GM은 회생의 길을 걷게 됐다. ⓒ 한국GM


  • 이에 산업은행 측은 "GM이 기존 한국GM 앞 대출금은 전액 출자전환하고 뉴머니로 당초 제시한 23억불보다 13억불 증액한 총 36억불(약 4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면서 "산은 역시 지분율, GM의 장기경영유지, 비토권 등과 연계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협의 과정에서 한국GM이 최소한 10년 간 국내에 공장을 가동하고 장기투자 약속을 보증한 법적 수단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산은의 동의가 없으면 한국GM이 산업 자산을 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거부권 (비토권)에도 GM이 동의했다고 한다.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협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월 초 최종 실사 결과 확인 뒤 법적 구속력을 갖춘 LOC를 발급할 때까지 협상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GM과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과 GM이 협상 내용을 비공개하면서 혈세 800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 '밀실합의'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또 한국GM의 지분율을 유지하게 됐으나 이 중에는 의결권 없는 주식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GM의 지분 중에도 의결권 없는 주식이 들어가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게 산은 측의 설명이다. 


    ◇ 이동걸式 구조조정 "정책 당국으로서 종합적으로 고려"

    이동걸 회장의 구조조정 성공공식에는 정부와의 호흡, 대원칙 사수가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은 줄곧 "뱅커(BANKER)라면 금호타이어든 한국GM이든 지원 안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은 정책당국으로 종합적인 이익을 고려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경제 논리만 따지고 들면 이윤이 남는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지역경제·일자리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회장의 구조조정 방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호타이어 사태 당시, 노조의 버티기가 지속되자 이 회장은 "청와대가 와도 (파산은) 못막는다"고 압박했다. 청와대는 이튿날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뜻"이라고 못박았다. 

  • ▲ 이 회장은 줄곧
    ▲ 이 회장은 줄곧 "뱅커(BANKER)라면 금호타이어든 한국GM이든 지원 안한다"고 말해왔다. ⓒ 뉴데일리


  • 구조조정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호흡도 좋다. 이 회장은 "공식적인 회의든 비공식적인 자리든 부총리께 많이 상의하고 있다"면서 "STX조선 당시에도 한번 내려가라고 하시고 마지막까지 잘 지휘하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한국GM이 어떻게 결론날 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한 개만 두고 예전만 못하니 책임져라 이런식으로 하면 제가 어떤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저는 항상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