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CJ헬로, 딜라이브 등 잇따라 '넷플릭스 모시기'수익 배분 '9대 1' 굴욕적…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에 '갑질' 우려도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 CJ헬로, 딜라이브와 잇따라 제휴를 맺으며 국내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유료방송 업계의 재앙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2500만명 가입자를 거느릴 정도로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타 유료방송 업체들도 넷플릭스를 유치하지 않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 경우 국내 콘텐츠 제작 질 저하는 물론 캐시서버 무상 사용 등 굴욕적인 조건을 국내 업체들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U+tv에 넷플릭스 콘텐츠 도입을 위해 넷플릭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 대상 '넷플릭스 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넷플릭스와 스킨십을 이어나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케이블TV 업계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올 초엔 CJ헬로가 자사 셋톱박스 '헬로tv UHD Red(헬로tv Red)'를 통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 업계 대부분은 "SK텔레콤과 KT는 물론 여타 케이블 업체들도 조만간 넷플릭스를 유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옥자',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막강한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그리고 모바일·초고속인터넷 등 다양한 결합상품 효과를 보기위해 넷플릭스와 손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도 모바일 IPTV '옥수수'와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미디어 사업의 기본 방향은 옥수수 등 미디어 플랫폼을 글로벌 Top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라며 "넷플릭스와의 제휴 추진도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업계는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와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수수료로 서비스를 계약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입장이다.

    통상 넷플릭스는 세계적으로 콘텐츠 매출의 수익 배분을 자사가 90%를 갖고 나머지 10%를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있어, 국내 방송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와 투자 감소, 질 낮은 콘텐츠 양산이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아울러 국내 최대 트래픽 유발자인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망 이용대가를 거의 내지 않고 있음을 고려해 볼때, 넷플릭스 역시 국내 시장 장악 후 이통사들의 캐시서버(인터넷 사용자와 비교적 가까이 있는 서버) 공짜 사용 등 무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콘텐츠는 드라마·영화 등이 모두 장편인 데다 고화질이라, 이러한 품질 보장을 위해선 넷플릭스가 통신망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도 LG유플러스에 이어 SK브로드밴드, KT가 넷플릭스를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넷플릭스-유튜브'가 국내 유·무선 트래픽 70%를 장악할 것이라는 극단적 예측마저 제기된다"며 "국내 유료방송 업체들이 넷플릭스와 공동 사업을 하기 전 적절한 망 사용료 및 수익분배 이슈가 선제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최근 페이스북과의 망 이용대가 협상을 잘 마무리해, 더이상 유료방송 업계가 외국 콘텐츠 자본에 '울며 겨자먹기'식 굴욕적 조건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이상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