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일 상무부 장관에 수입차에 232조 조사 지시관세 부과시 美 800만대 수입차 시장 대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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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연일 쏟아지는 악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에 이어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검토 소식으로 판매에 빨간불이 켜진 것.

    25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시작할 것을 상무부 장관에 지시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1일 그룹 지배 구조 개편안 철회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이후 3일만에 터진 미국 관세 검토 소식에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3월28일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주주에 불리해 보인다는 이유로 반대하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라스루이스 등도 엘리엇과 같은 입장을 내놓으며, 표대결을 장담하지 못한 현대차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수차례 해명자료를 내며 지배구조 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했고, 이례적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개편안 통과에 자신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개편안 발표 이후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충분히 반영토록 하겠다. 시장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음도 절감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편이 신뢰성과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줬다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수입차 관세 부과는 판매와 직결된다. 특히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비중이 큰 시장이기에 관세 부과가 현실화된다면 현대차로서는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미주 지역 판매량은 27만3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기아차는 9.7% 감소한 13만1000여대에 그쳤다. 또 다른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는 판매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독 미국 시장에서만 맥을 못추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관세 부과는 현대차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되기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기에, 아직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무리 무역확장법을 들이민다고 해도 25% 관세 부과가 실제 이행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관세 부과가 실행되면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 일본 등 자동차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에서 미국의 이같은 방침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며 "현실화 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현재 수입차 시장은 전체의 50% 수준인 약 800만대 규모다. 조 연구원은 "관세 부과시 미국 수입차 시장은 없어지는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만큼의 물량을 미국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정부와 함께 긴밀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산업부 간담회에 참석한 이희찬 현대자동차 대관담당 상무는 "아직 관세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향후 정부와 논의해 대책을 마련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