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모바일 포화상태에, 대형 3사 이어 중견업체까지 합세'시간-비용' 낭비 우려… "지나친 사업확장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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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게임업계 발길이 분주하다.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부터 중견 게임사까지 콘솔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플랫폼 다각화를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선 지나친 사업 확장은 자칫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3사를 비롯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들은 콘솔 타이틀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오는 8월 PC온라인게임 '하이퍼유니버스'를 콘솔 플랫폼인 엑스박스 버전으로 선보이는 한편, 자사 IP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기반의 콘솔 타이틀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NDC(넥슨개발자컨퍼런스)에서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게임 플랫폼을 PC, 모바일에서 콘솔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유저간 대결(PvP) 기반의 게임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스토리도 깔려있고 엔딩도 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역시 자사 유명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 제작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인 콘솔 MMORPG '프로젝트 TL'을 올 하반기 CBT(비공개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며, 넷마블도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 중이다.

    중견 게임사로 분류되는 펄어비스 역시 대표 IP인 검은사막의 콘솔 버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리듬게임으로 북미·유럽 콘솔 시장에 뛰어든 네오위즈도 자체 IP를 활용한 타이틀을 오는 8월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국내 게임사들의 콘솔 시장 진출은 PC와 모바일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내수 시장의 포화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콘솔 시장은 전 세계 약 38조원 규모로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의 경우 전 세계 콘솔 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등 콘솔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국내 게임사들도 국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PC·모바일 IP를 콘솔 플랫폼에 이식,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계획이지만, 우려 요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해외 유명 개발사와 경쟁할만한 IP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콘솔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에 특화된 IP가 아닌 기존 흥행작을 새 플랫폼에 재이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해외 콘솔 작품의 경우 개발부터 게임 속 세계관이나 스토리 등에 집중, 장기적인 콘텐츠 소모가 특징인 반면, 국내 PC·모바일 게임은 속도감 있는 콘텐츠 전개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현 시장 상황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 역시 상당한 만큼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낮은 중·소 게임사들은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시장 동향을 관망하며 철저히 계획을 수립해야한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 시장이 '기회의 땅'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만큼 글로벌 개발사와 경쟁을 통한 출혈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성공 가능성을 엿보는데 만족할 수준으로 특히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섣부른 사업 확장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