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력 없는 평가항목…협력사업 평가 출연금만 비교시민편의성 고려한 ‘관내 지점 수’, 선정에는 영향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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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시금고 쟁탈전 ‘2라운드’가 시작된다. 장소는 인천시다.

    앞서 서울시금고 유치를 두고 신한, 우리, 국민은행 등이 과감한 배팅을 한 만큼 이번에도 출혈 경쟁 양상이 벌어질지 관심이다.

    11일 인천광역시 세정과 관계자는 “이달 말경 금고지정 공고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금고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은 4년 전과 동일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4년 전과 같이 7월 말경 공고를 낸 뒤 설명회, 제안서 접수,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10월 중 시금고 운영 금융기관을 최종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금고로 운영되는 인천시금고는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을 다루는 제1금고와 기타 특별회계를 취급하는 제2금고로 나뉜다. 현재 인천광역시 시금고는 신한은행이 1금고를, 2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아 두 은행이 총 9조원 규모의 예산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이번 인천시금고 선정에도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예산집행과 세금 징수 과정에서 출납 업무를 보며 이익을 낼 수 있고, 공무원과 그 가족이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 특히 104년간 지켜온 서울시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준 우리은행이 인천시금고를 탈환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년 전에도 신한, 농협, 국민, 우리, KEB하나은행 등 5개 은행이 신청해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시 금고지정 평가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9점) ▲시민이용 편의성(21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0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10점)으로 나뉜다.

    이번 평가에서 시와의 협력사업 부문은 오로지 출연금으로만 평가된다. 과거에는 시와의 협력사업 추진실적도 포함됐지만 이는 신규 금융기관의 시금고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평가항목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서울시금고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출연금을 얼마나 내놓느냐로 금고지정 은행이 결정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자치단체가 은행에게 무리한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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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시의 역할은 시민 이용 편의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된다.

    시민 이용 편의성에 해당하는 관내 지점수는 6개 은행 중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60개로 유리하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3개, 38개로 다소 뒤쳐진다.

    지점 수가 부족한 은행이 금고 업무를 따내기 위해선 기부금을 그만큼 더 많이 내야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 지난 4년간 금고 업무를 맡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470억원, 85억원을 인천시에 기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에 선정되기 위해 들어가는 새 전산망 구축비용과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제 살 깎아먹기’ 식의 낮은 금리 제공 등을 감안하면 은행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은행이 일반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 수수료를 올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