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에 최저임금까지 줄줄이 '인상' 행렬대출 규모 전년比 10.8%↑…연체율도 증가세'빚 상환' 리스크 확대일로…대출 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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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자영업자 주머니가 더욱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 인상 기조가 확대된 가운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며 이자 상환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상 시 자영업자 이자 지급액은 평균 122만2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금리 1% 인상 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빚 부담이 94만1000원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소득 변동성이 큰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근로자, 무직 등 보다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황과 올 하반기 내수경기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연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미국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0.25%포인트씩 총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는 역전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 금리는 각각 1.5%, 1.75~2.00%다.

    금리를 올릴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정책 정상화는 우리나라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부실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대출 가산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자영업 차주의 부도 증가 확률이 비자영업자보다 3~4배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의 경우 연달아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이며 자영업자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은 8350억원으로, 올해(7530원)보다 10.9% 오른 수준이다. 

    날뛰는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비용 부담이 커져 그동안 대출로 연명해온 영세사업자들은 생존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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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 3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은행 원화대출 잔액은 30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288조8000억원)보다 4.6% 증가했으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8% 증가했다. 

    문제는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을 넘어 대부업체까지 대출금리가 더 높은 쪽으로 옮겨가며 늘고 있다는 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영업자대출 연체율도 증가세다. 1분기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말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연체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는 것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 대출이 늘어나는데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액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의 경상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13년 3월 166.8%에서 2017년 3월 189.1%로 4년 만에 22.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소득이 평균 620만원(평균 6342만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2353만원(평균 1억1896만원) 늘어나 소득 증가 폭보다 금융부채가 불어나는 폭이 더 커진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부채 보유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가 885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꽤 높다.

    여기에 더해 자영업자대출 관리도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중에서도 자영업자대출이 불어나는 만큼 사후관리 강화에 나섰다.

    현재는 '건당 2억원을 초과하고 동일인당 5억원 초과 대출 취급 시' 자금용도외 유용 사후점검 대상에 포함하고 있지만, '건당 1억원을 초과하거나 동일인당 5억원 초과 대출 취급 시'에도 점검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150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빚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가구의 부채 상환능력을 고려한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주택담보대출은 줄고 개인사업자 대출이 급증한 면이 있다"며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쑥쑥 오르는 대출금리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빚 부담이 더욱 커져 제2금융권을 넘어 사채까지 써야 할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