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가격·성능 경쟁사 압도…美·日 보안문제로 규제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차세대 이동통신 5G 핵심 장비 공급 업체 선정과 관련해 중국 화훼이 제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중국산 장비 채택에 따른 우려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최종 결정까지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화웨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주요 제조사의 5G 장비 도입을 두고 막판 결정을 남겨둔 상황이다. 내년 3월 상용화 일정을 맞추려면 올해 10월께 망 구축에 나서야 하기에, 3사는 가급적 이달 중으로 장비 도입을 결정하려는 모습이다.

    현재 무선기지국 등 주요 장비의 성능시험(BMT)도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3사는 각각 2~4개 장비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TE 장비 도입 당시 3∼4개 업체가 선정됐다. SK텔레콤, KT는 권역별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장비를, LG유플러스는 화웨이까지 총 4개 업체 제품을 도입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5G 장비업체도 LTE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G 도입 초기 LTE 장비와 연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장비업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장비 호환과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이 기정사실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화웨이 장비 도입의 불가피성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왔다. 지난 6월 당시 대표이사였던 권영수 부회장은"이변이 없는 한 5G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LTE 화웨이 장비를 구축한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장비 도입에 SK텔레콤과 KT는 고심 중이다. LTE 장비 도입 당시,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아 LG유플러스보다 사정은 낫지만 빡빡한 상용화 일정을 맞추려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화웨이 장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의 5G 장비는 국내 전국망 대역인 3.5㎓(기가헤르츠)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사보다 1분기 이상 빨리 개발된 데다 숱한 성능시험을 거치며 안정성을 확보했고, 가격도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28㎓ 대역에 주력해오던 삼성전자는 3.5㎓ 대역에서도 적기에 장비를 공급하겠다며 맞불을 놓았지만, 장비 안정성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업계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는 일찌감치 상용화 수준에 도달했지만, 삼성전자는 안정성 검증 측면에서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장비를 채택해야 한다면 화웨이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통신 3사는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비판 여론을 의식해 최종 선정을 미룬다는 관측도 나온다.

    A장비업체 관계자는 "망 구축 일정을 고려하면 내부적으로 업체를 정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계약 단계까지 간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장비업체 선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장비업체 계약도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따.

    화웨이 장비에 대해 통신사들이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 논란이다.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최근 호주 정부도 5G 사업에 화웨이의 참가를 금지했고, 일본 정부 역시 정보 유출을 우려해 화웨이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단 한 번의 보안사고도 없었으며, 한국 정부의 보안 요구에도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혹의 시선은 여전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웨이 배제가 자칫 중국과 통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