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요청에 청와대 적극 구애, 4대그룹 '울며 겨자먹기' 화답정부 차원에서 한반도 신경제구상 외쳐, 당장 성과는 힘들 듯
  •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뉴데일리
    ▲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뉴데일리

    4대그룹 총수급들이 동행하는 제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기대가 큰 것과 달리 기업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남북경협 관련해서 의미있는 보따리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것.

    17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행에 동행하는 4대그룹 총수들은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큰 틀에서 호응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부회장 등이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정부가 4대그룹 총수들에 적극 구애해 이뤄진 결과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미국 상무부장관 등과 자동차 관세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잡힌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불참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앞당기고, 남북경협 재개를 모색하기 위한 돌파구로 이번 사절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정작 재계에서는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UN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한이 독단적으로 경협을 재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이번 방북으로 삼성을 비롯한 4대그룹이 선물 보따리를 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A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방북하는 200명 중에 한 사람으로서 참석하는 것”이라며 “풀어 놓을 보따리를 준비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도 “대북 제재 속에서 특별히 할 게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가서 보고 듣고 하면서 향후 경협이 재개되면 할 수 있는 사업들에 대해 구상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기업 관계자도 “대북사업을 해봤던 곳을 제외하고는 당장 어떤 계획을 발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기업들은 차분하게 이번 방북에 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부터 미국 등의 눈치를 보면서 방북을 꺼려했던 재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청와대 요청에 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북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총재, 오영식 코레일 사장,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등 남북협력사업 관련 기업들의 대표들이 동행한다.

    IT 등 분야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도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