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김해, 인천 등 10월 예정 아파트 분양물량 잇따라 연기'8.27', '9.13', '9.21' 등 한달 새 3차례 부동산 융단 폭격 지방 중심 미분양 증가에 강력 규제까지… '리스크 관리' 돌입
  • 정부 규제와 지방 부동산 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미루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데다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청약 성적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이달 중순 예정됐던 1262가구 규모의 경기 파주 '운정지구 중흥S클래스' 아파트 분양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중심상업지구와 가깝고 올 연말 착공이 예정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운정역 근처라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이 경남 김해시 내덕도시개발지구에 분양할 예정인 2064가구 규모의 아파트도 올 12월로 미뤄졌다. 애초 2016년 분양을 계획했는데 올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영건설 역시 대구 도남지구 내 아파트 분양일정을 오는 12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대형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건설이 이달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 아파트 역시 내년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졌다. 대림산업도 이달 경북 포항 장성동 일대 '포항 장성 e편한세상' 분양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방은 전반적으로 어려운데 정부 규제 때문에 더욱 힘들어졌다"며 "서울과 동일한 잣대로 지방 부동산 시장을 보지 말고 지역 맞춤형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주택이 완공되고도 분양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최근 4년새 최고치를 기록하며 주택경기 악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전달 1만3889가구 대비 9.4% 증가한 1만5201가구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월 1만1712가구 이후 6개월 연속 증가했을 뿐아니라 2015년 1월(1만5351가구) 이후 43개월 만에 최대치다.

    수도권은 총 2502가구로 전달보다 4.7% 줄어든 반면, 지방은 1만2699가구로 12.7% 증가해 지방의 미분양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8월 8.27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9.13대책, 9.21대책까지 한달 새 3차례에 걸쳐 서울 집값 안정화에 집중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결국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을 연기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