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신규 사업 발굴…내년 1월 캄보디아 농산물유통센터 완공기존 태양광 모듈 트레이딩 낮은 수익성 극복…대유그룹과 협력해 태양광 발전 사업 진출
  • ▲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의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 캄퐁스푸(Kampong Speu) 주 중심부에 위치한 건설 현장에서 지난 1월 25일 캄보디아 최초로 증열처리(VHT, Vapor Heat Treatment) 검역시설을 갖춘 현대식 농산물유통센터 착공식을 개최했다.ⓒ현대코퍼레이션그룹
    ▲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의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 캄퐁스푸(Kampong Speu) 주 중심부에 위치한 건설 현장에서 지난 1월 25일 캄보디아 최초로 증열처리(VHT, Vapor Heat Treatment) 검역시설을 갖춘 현대식 농산물유통센터 착공식을 개최했다.ⓒ현대코퍼레이션그룹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이 투트랙 전략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신사업 발굴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는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종합상사는 지주회사 격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통해 '식량+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캄보디아 최초의 검역 농산물유통센터가 완공된다. 당초 지난 9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현지 사정상 3개월 정도 미뤄졌다. 농산물유통센터는 총 1000만 달러 규모로, 한국 식품검역원으로부터 수출시설 인증절차를 완료한 뒤 국내에 신선한 캄보디아산 생망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가 식량 사업에 매진하는 이유는 정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사업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캄보디아 현지법인을 통해 농장을 매입하고, 직접 재배 수확 판매를 해 수익을 내고 있다.

    농산물유통센터가 완공되면 망고 뿐만 아니라 망고스틴, 멜론, 두리안, 파파야 등 다른 열대 과일 전반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현지 농산물의 가공·유통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인근 아세안국가에도 이런 사업모델을 적용해 미래 신성장 사업 활로를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식량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너지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존 태양광 모듈 트레이딩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대유그룹과 협력해 직접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진출한 것이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앞으로 전망은 밝다.

    현재 전북 전주, 완주와 충남 논산에 있는 대유그룹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소 1, 2, 3 호기가 상업생산을 개시했고 올해 말까지 4호기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곡물과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규모 대비 수익성이 높은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독립한 현대종합상사는 정 회장의 독자 경영 시험대로 평가되고 있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 번째 동생이자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고 난 뒤 30대의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를 맡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2002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 대표를 거쳐 2009년 지금의 현대종합상사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의 경영 성적표는 합격선을 넘어선 모습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신흥국 중심으로 완성차 KD차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현대종합상사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806억원, 영업이익 154억원, 당기순이익 9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18%, 영업이익은 41.9%, 당기순이익은 62% 증가한 수치다.

    철강부문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다양한 무역규제에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대체시장을 찾아 꾸준히 거래 활성화를 이어나간 것이 주효했다. 차량에서도 알제리 등 중동의 고마진 대체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한 것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연계사업을 통한 밸류체인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소재 타포린 제조업체 지분을 인수해 제품 판매권을 획득하고 인도 철강 코일센터의 생산설비를 증축하는 등 기존 무역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연계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4분기에도 실적은 호조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략에 따라 트레이딩 부문에서 견고한 영업이익 증가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대체시장 확보를 통해 글로벌 무역전쟁의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무역과 자원개발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신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