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최초 선봬韓여성친화경영 꼴지, 기업문화 바꾸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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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이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이른바 '착한기업'에 대한 투자를 발 빠르게 이끌어낸데 이어 여성친화기업에 대한 투자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트랜드를 적극 접목해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사회의 인식변화에 촉매제가 되겠다는 게 포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여성친화기업에 투자하는 메리츠더우먼펀드를 최근 선보여 관심을 받고 있다.

    메리츠더우먼펀드는 성 다양성과 성 형평성을 두루 갖춘 기업 혹은 이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가진 기업들에 장기 투자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견조한 수익률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이루고자 만들어졌다.


  • ▲ 여성친화기업 관련 해외펀드 및 ETF 사례 ⓒ메리츠자산운용
    ▲ 여성친화기업 관련 해외펀드 및 ETF 사례 ⓒ메리츠자산운용
    이미 다수의 해외 기업들은 유엔 여성인권기구와 유엔 글로벌 콤팩트간의 설립된 여성권한구현원칙을 도입해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인 샵 재팬(Shop Japan)은 여성과 가족 친화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해 여성 임원의 수를 전체 임원의 약 50%까지 늘렸다. 연차 휴가 외 별도로 휴가를 만드는 등 자체 혁신을 한 결과 2006년 대비 2013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고, 복직률 100%를 달성했다.

    일본 공적연금도 일본 여성활약지수(Empowering Women Index)를 포함한 ESG 관련 지수 3개에 약 10조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2020년까지 3배 이상인 33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ESG는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지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전략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이사회 내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은 ROE(자기자본이익율)가 평균 10.1%로 그렇지 않은 경우인 7.4%보다 높았다.

    MSCI는 이사회에 여성의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 문화가 더 유연하게 바뀌고 그 결과 기업의 실적과 주가 또한 비례해서 성장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IMF, 피터슨연구소의 국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노동시장에서 성별차이를 줄일 경우 한국은 10%까지 GDP(국내총생산)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 OECD 국가 중 여성이 상장기업의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 ⓒ메리츠자산운용
    ▲ OECD 국가 중 여성이 상장기업의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 ⓒ메리츠자산운용
    그러나 우리나라의 여성고용률은 여성의 고학력화와 취업에 대한 인식수준 변화에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다.

    여성이 상장기업의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OECD 35개국 중 최하위다. 지난 2013년에는 일본이 꼴찌였으나 일본 정부차원의 정책적 노력 결과 우리나라를 역전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여성친화경영이라는 시대적 요구사항에 뒤쳐져 있음에도 국민은행은 사회와 기업의 인식개선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탄탄하고 여성친화경영을 하는 기업이 중-장기적으로도 재무성과가 더 좋다는 게 수치로 나타났다"며 "국민은행은 연기금이나 공익법인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사회와 기업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한국이 여성친화기업의 불모지고 이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메리츠더우먼펀드가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이슈메이커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