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수급지수 살펴보니… 6년만에 최저, 거래량도 '반토막'정부, "안정화 과정" 설명 불구 전문가, 거래세 정상화 언급 눈길
  • ▲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전국, 수도권). ⓒ국토연구원
    ▲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전국, 수도권). ⓒ국토연구원

    매매수급지수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거래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들의 심리지수도 지속 하락세다. 정부는 부동산가격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거래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한국감정원이 전날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73.2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월11일 71.8 이후 5년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해 9월10일 116까지 올랐던 이 지수는 9.13대책 이후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70대까지 내려왔다.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다보니 호가가 떨어지면서 집값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14주 연속 하락했다.

    주택 매매거래량도 급감했다.

    같은 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거래 동향을 보면 1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6040건으로, 지난해 1월보다 60.0% 줄었다. 최근 5년간 1월 평균 거래량에 비해서도 44.1% 적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거래량 감소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지수도 하강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날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서울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지난달 91.8로, 한 달 새 2.1p 내려갔다. 같은 기간 수도권이 91.0으로, 0.5p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소비심리 위축이 컸던 셈이다.

    전국 중개업소 2240개, 일반인 6400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이 지수는 0~95는 하강, 95~114는 보합, 115~200은 상승 국면이다. 지수가 100 이하면 전월보다 가격 하락 또는 거래 감소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0.5로, 한 달 새 4.4p 떨어졌다. 그만큼 주택 매매거래 위축이 심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부동산가격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일정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거래량과 가격이 통상 비례한다는 것이 시장 정설이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서민금융 현장 행사 방문 뒤 "현재로선 (역전세난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급등세를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집값이 더 안정될 여지가 있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경기 침체가 양방향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내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시장이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고 경기 침체가 부동산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드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거래절벽 수렁에 빠진 중개업소, 인테리어·이사업체 등 후방산업 종사자의 신음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거래절벽 속에 가격 하락폭이 가팔라지게 될 경우 '깡통전세' 속출→대출 부실화→금융시장 위기→실물경제 침체의 악순환 고리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9.13대책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거래시장이 위축되면 지방세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고, 부동산 후방산업도 위축되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더 안 좋아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보유세를 인상해 투기수요를 많이 억제하고 있는 만큼 거래세를 정상화해 거래시장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