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3조' 규모… 국내 M&A 최대 인수전 참여 기업 추측 잇따라텐센트, 디즈니, 칼라일, 넷마블, 카카오 등 '해외 기업 Vs 국내 기업'
  • ▲ 김정주 NXC 대표. ⓒNXC
    ▲ 김정주 NXC 대표. ⓒNXC
    올 상반기 게임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넥슨 매각과 관련, 인수 후보를 결정하는 예비입찰이 진행되면서 향후 매각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빅 딜'로 꼽히는 만큼 입찰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매각 규모 및 예상 참여기업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넥슨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진행됨에 따라 인수금 규모와 일부 인수 후보군 등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달 3일 김정주 NXC 대표의 넥슨 매각 추진설이 불거진지 약 50일 만이다.

    당시 김정주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며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각 규모만 10조~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텐센트, 디즈니, 칼라일 등 해외 자본과 넷마블,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이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넥슨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참여의사를 밝힌 기업은 넷마블이 유일하다. 넷마블 측은 해외 자본의 넥슨 인수로 인한 국내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 및 경쟁력 약화를 인수전 참가 배경으로 내세웠다. 

    지난 13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권영식 대표는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재산권(IP)과 개발 역량을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사업 역량 및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 등과 결합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장원 경영전략담당 부사장 역시 "자체 현금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일부 차입만으로 인수금 확보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자금 여력에 대한 회사 안팎의 우려를 일축했다. 

    넷마블은 텐센트,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 넥슨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지분 17.6%를 보유하고 있는 3대 주주로, 업계에선 넷마블과 텐센트가 경영을 맡는 전략적 투자자(SI)를, MBK는 재무적 투자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넥슨 인수 가능성을 언급한 카카오 역시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지난달 29일 넥슨 인수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이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비입찰 단계인 만큼 본입찰에 앞서 동향 파악 등을 위해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예비입찰 참여기업 간 경쟁적인 입찰 신청으로 인한 인수 금액 증가 여부도 업계 주요 관심사다. 다만 기본 매각 규모가 상당한 만큼 인수금 상승폭은 낮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이미 기본 인수 금액이 최소 10조원에서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를 조달할 수 있는 컨소시엄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쟁 입찰이 이뤄지기 위해선 참여기업들의 강한 인수 의지가 필요하지만 텐센트와 디즈니, 넷마블 외에 넥슨에 그 이상 투자 매력을 느낄 곳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예비입찰을 앞두고 일각에선 최근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정주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 매각 과정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NXC가 2013년 종속기업의 평가금액을 줄여 개별재무제표를 조작하는 등 분식회계로 조세포탈을 은폐해 총 1조5660억원을 탈세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위정현 학회장은 "해당 고발건은 김정주 대표의 개인 이슈로 넥슨 매각 진행 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최종 매각까지 이뤄질지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현 시점에서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예비입찰 이후 구체적인 매각 관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