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건강보험료 35만원 불과… 피부양자 법 위반
  • ▲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2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후보자 장남의 한국선급 특혜채용 문제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야당은 상식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고, 문 후보자는 관여한 바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문 후보자 장남은 2차 면접까지 7등을 해 당시 채용기준으로는 최종합격자 5명 안에 들 수 없었지만, (한국선급이) 채용기준을 어겨가며 서류와 필기, 전공면접, 임원면접 등을 모두 합산하면서 4등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문 후보자 아들은 객관적인 전공필기시험에서 31점을 받았으나 주관적인 면접에선 88점을 받았다"면서 "면접위원은 인사팀장 단 한 명이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조작할 수 있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기소개서를 보면 항목당 1000자 이내로 적게 돼 있다. 보통의 취업자라면 악착같이 999자를 써 자신을 소개하려 한다"며 "문 후보자 장남은 평균 333자를 써냈다. 대충 썼다는 얘기인데 만점(30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소서에 '가족 중 한국해양대 출신이 많은 덕에' '국제적인 활동이 많은 아버지 덕을 봤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블라인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한 "문 후보자 아들이 토익점수를 제출했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냈다"면서 "원래 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내면 0점 처리하는데 (한국선급에서) 내부 회의를 통해 미제출자 포함 전원에게 1점을 주기로 했다. 이 1점이 없었으면 (후보자 장남은) 80점에 그쳐 낙방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문 후보자가 채용 기간에 한국선급을 찾는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 교수로 있던 2015년 4월11~18일 한국선급을 방문했다. 이 시기는 채용시험이 진행됐던 기간"이라며 "11월에도 한국선급을 방문했는데 이때는 후보자 아들이 수습을 끝내고 직원이 될 때쯤"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자소서에 가족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부정행위"라며 "토익점수도 0점을 줘야 하는데 문 후보자 아들을 살리려고 전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정황상 특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 채용시험 볼 때 (후보자가) 한국선급을 방문하고 면접자가 친구인 데다 유효 기간 지난 토익점수를 냈는데 점수를 받는 등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한국선급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문제가 됐던 기관임을 부각하기도 했다. 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세월호 사고 때 선박안전 등이 문제가 돼 사고 이후 한국선급의 업무 내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한국선급은 선박의 급을 매기는 중요한 기관으로,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직원 채용도 공공기관과 같이해야 한다. 세월호 사태가 그냥 생긴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자는 "채용시험에 관여한 적 없다"면서 "한국선급 방문도 공식적으로 업무가 있어 갔고 회장을 만날 때 다른 배석자도 2명쯤 있었다"고 해명했다.

  • ▲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위장전입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무소속 손금주 의원은 "문 후보자는 1달 새 3번이나 위장전입한 것에 대해 자녀의 전학 1건을 위해 그랬다고 해명했다"며 "전학이 목적이면 위장전입이 아닌 건가. 전학 목적이 1건이니 3번의 위장전입도 1번으로 봐야 한다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공직자 후보로서 위장전입은 엄중한 사안이다. 과거 DJ(김대중) 정부 때부터 앞선 박근혜 정부까지 위장전입 문제로 얼마나 많은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낙마한 줄 아느냐"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선 (임명을) 밀어붙이다 보니 1명도 없다. 형평성 문제가 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 한마디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문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건강보험료 납부 회피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 의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는 피부양자 적용대상을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으로 돼 있다"며 "문 후보자는 세계해사대학에서 일하며 억대 연봉을 받고 국내에서도 월 300만원이 넘는 공무원 연금을 받는데도 군 복무 중인 아들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을 등록해 최근 10년간 건강보험료 납부액이 35만원쯤에 불과하다. 법 규정 위반"이라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자는 "살뜰히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