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시내면세점, 또 생긴다… 관세청, 5월 의원회 개최 면세업계, 눈치싸움 시작… 현대百 ‘검토’·신세계 ‘적극적’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정부의 ‘시내 면세점 확대’ 계획 발표에 면세업계의 셈법이 복잡하다. 롯데와 신라 등 기존 특허 사업권자들은 지켜본다는 방침이나, 신규 특허 발급이 필요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면세점 등은 점포 확대를 위해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포화상태 시내면세점, 또 생긴다… 관세청, 5월 의원회 개최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수를 논의하는 기재부 산하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기재부는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가 필요한지를 묻는 의견수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의 특허 기준을 완화 내용을 담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도록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요건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금까지 시내면세점은 특허와 관련해 입찰 직전 공고를 해왔지만, 제도 개선을 통해 이번에는 특허 수를 사전에 공개하기로 했다. 제도운영위 논의는 이르면 오는 5월 말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광역자치단체별 시내면세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가 20만명 이상 늘어나면 추가가 가능하다. 개정된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서울과 제주다. 서울은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3조6000여억원, 제주도는 5400여억원 늘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시내면세점 의원회를 5월 중에 연다고 들었다”며 “서울·제주시의 경우는 적극적이지 않지만, 경기도와 인천시 쪽이 시내면세점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월 말에 소집돼, 상반기 중에는 결정이 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 ▲ ⓒ현대면세점
    ▲ ⓒ현대면세점
    ◇ 면세업계, 눈치싸움 시작… 현대 ‘검토’·신세계 ‘적극적’

    업계에서는 아직 시내면세점 진출과 관련 조용한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제주는 신세계면세점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는 롯데가 3곳, 신라가 2곳, 신세계가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강남 무역센터에 면세점 한 곳만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면세 시장은 사업장 수가 많고 매출이 높을수록 브랜드와의 입점 협상이 수월해지기 때문에 업계도 규모의 경제로 시내면세점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명품 브랜드 소싱 능력에 따라 기존 상위 사업자들의 실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이라는 지리적 한계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강북 지역의 신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이 강북에 자리를 잡는다면 면세점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입점에도 유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아직 사업장을 내지 못한 제주를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면세점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제주에 먼저 자리잡고 있는 롯데와 신라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규제 완화로 중국인 방문객이 늘자 지난해 10월부터 제주지역 면세사업 구역 확장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시내면세점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자 선정은 경쟁을 더 치열하게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서울시내 면세점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신규 면세점은 오픈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송객 수수료에 돈을 쏟아붓는 데 이 같은 출혈경쟁은 고스란히 면세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신세계면세점이 서울시내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때 경쟁이 심화되면서 송객 수수료가 일부 30~40%까지 치솟았다. 내년에 신규 사업자가 대거 진입할 경우 이 같은 경쟁이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을 중심으로 한 몇몇 면세점만 흑자를 보고 있다”며 “새로운 면세점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