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롯데백화점 강남점 리츠에 4200억원대 현물 출자신세계, 자산 매각 위해 리츠 활용할 계획유통업계, 부동산 유동화로 안정적 수익 얻을 듯
  • ▲ 유통업체들이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팔거나 일부 매장을 묶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를 꾀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익 나는 매장에 집중하고 현금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롯데쇼핑
    ▲ 유통업체들이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팔거나 일부 매장을 묶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를 꾀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익 나는 매장에 집중하고 현금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롯데쇼핑
    유통업체들이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팔거나 일부 매장을 묶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를 꾀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익 나는 매장에 집중하고 현금도 마련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20일 국토교통부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지난 14일 설립인가를 획득했다. 지난 4월 9일 인가 신청 후 한 달여만이다. 영업인가는 리츠 상장을 전제로 한 것으로, 리츠는 하반기 중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설립 자본금은 50억원, 주당 액면가는 500원이다. 

    롯데리츠의 최초 투자상품은 롯데쇼핑으로부터 4249억원 규모로 현물출자 받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토지 3필지와 본관, 별관, 문화센터, 구 문화센터, 부속물 및 조형물 등 건물 5동이 대상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2030년까지 연간 임대료 220억원에 롯데쇼핑과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향후 강남점 이외에도 △롯데백화점 구리점 △롯데백화점 광주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 △롯데아울렛 청주점 △롯데마트 의왕점 △롯데마트 김해점 등  8곳의 부동산 자산을 편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리츠 사례를 반면교사 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상장에 나섰던 홈플러스 리츠는 부동산 50여개를 한꺼번에 리츠에 담아 자산 규모만 4조3000억원에 달했다. 7%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구주 공모로 1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부담감 등 흥행 실패로 결국 상장이 철회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 안에 롯데리츠의 공모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운용자산과 공모규모는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비록 홈플러스 리츠의 IPO(기업공개)는 무산됐으나, 공모 리츠를 활용한 유통업계의 자산 유동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리츠가 활성화될 경우 유통업체들은 유형자산 회전율 개선에 따른 ROIC(투하자본이익률) 상승, 보유 부동산 자산가치 부각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리츠를 활용한 자산유동화를 검토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점포의 효율성이 낮아지면서 업체들의 현금흐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리츠 활용 시 부동산 펀드 및 자산담보부채권(ABS)과 같은 기존 방식보다 자산 매각 가격, 매각까지 소요되는 시간, 운영 효율화 등에서 유통업체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세계도 리츠를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중장기 성장동력을 온라인 사업부문으로 잡은 만큼, 자산 유동화 보다는 자산 매각을 위해 리츠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다른 유통사에 비해 직접 건물을 소유하는 비중이 높다. 백화점은 58%, 이마트 83%, 트레이더스 86%다. 과거 리츠를 만들어 점포 매출이 부진했던 이마트 학성점을 약 311억원에 매각한 적이 있다. 향후에도 일부 노후화된 부실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나, 해당점포를 지역내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공모 리츠 상품이 붐으로 떠오른 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일차적으로 리츠에 점포를 넘기고 지분을 가지는 방식으로 수익금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오프라인 업태의 성장 정체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특히 온라인 시장에 비해 오프라인 점포가 경쟁력을 잃고, 예전처럼 다수 점포를 소유한 채로 운영하는 유인이 떨어지며 유통업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업황이 예전 같지 않으면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리츠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