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로 노후 배수관 교체 필요성 대두정부, 2023년까지 노후 안전시설 강화에 32조원 투자키로이란발 제재로 인한 고유가, 에너지용 강관 수요 확대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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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아제강

    붉은 수돗물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강관업계의 대표주자인 세아제강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노후화된 배수관 교체가 이뤄질 경우, 세아제강이 최대 수혜업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에너지용 강관의 판매 확대 등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붉은 수돗물 사태로 세아제강 등 국내 강관사들에게서 신규 수요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붉은 수돗물의 근본적인 원인이 노후화된 배수관으로 밝혀지면서, 교체에 따른 수요 증가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 문래동의 붉은 수돗물이 노후 상수도관으로 인해 발생했단 점을 인정하며 예비비를 활용해 상수도관 교체시기를 앞당길 것이라 밝혔다. 해당 상수도관은 내년 교체 작업을 앞두고 있었다.

    인천에서 시작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상수도관 교체가 예상된다. 이는 곧 국내 강관사들에게 신규 수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까지 노후 기반시설 안전 강화에 32조원을 쏟아붓겠다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연평균 투자금액의 2.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사태가 강관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정하늘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정부의 노후 기반시설 강화 관리가 강관 업계의 신규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미국향 수출 쿼터제 등의 이슈로 강관사들의 이익 성장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번 국내 기반시설 노후화 교체 투자 등 수요 증가는 강관 기업의 벨류에이션을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직까지 기반시설 노후화 투자와 관련해 세부 분야 등 정확한 분배와 입찰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며 "결국 투자규모와 일정, 그리고 조달 자재에 대한 조건에 따라 강관 기업 중 실제로 수혜를 입는 기업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배관용 강관시장 규모는 100만톤 정도다.

    배관용 강관은 크게 아연도금강관과 스테인리스강관으로 나뉜다. 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은 군산공장과 창원공장에서 두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생산량 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국내 최고로 손꼽힌다. 세아제강이 붉은 수돗물 사태의 최대 수혜업체가 될 것이라는게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 사태는 근본적으로 노후화된 상수도관을 교체하지 않으면 계속 불거질 수 있는 이슈"라며 "향후 배수관 신규 수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출로 어려움을 겪는 강관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미국발 이란 제재로 치솟고 있는 기름 가격도 세아제강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80%(0.47달러) 상승한 57.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기준으로는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강관 수출 쿼터를 적용받고 있다. 따라서 북미향 수출 확대는 매우 제한적이다. 세아제강은 이를 대비해 지난 2017년 미국 현지에 설립한 SSUSA((SeAH Steel USA)로 북미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유정용 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두 곳을 1억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공장 운영을 위해 SSUSA를 설립했으며, 지난 2017년 6월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미국 보호무역 장벽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생산공장은 북미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 된 사항이 없어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배수관 교체, 유가 상승 등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철강 업계 경영환경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