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호텔 상장 최우선주관 재무통 대거 승진 전망“더 무산된다면 투자처로 매력 잃을 수도”
  •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을 내년도 최우선 해결과제로 택해 진력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상장과정을 주도할 ‘기업공개TF’ 인력을 인사에서 우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다음주 2020년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후 진행하는 사실상의 첫 인사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 인사규모 등으로 신 회장의 그룹 경영 방향성 등을 가늠할 수 있다.

    시장은 실적악화로 인사 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유통BU와 함께 호텔·서비스BU의 인사에 주목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카드와 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다. 올해 관련회사를 모두 정리한 롯데에 남은 숙제는 호텔롯데 상장뿐이다.

    롯데는 지배구조 개선과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청산하겠며 2015년 중순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다.

    당시 정책본부 재무팀과 호텔롯데 재경팀을 중심으로 ‘상장TF’를 결성해 구체적인 상장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대대적인 검찰수사와 신동빈 회장의 부재 등의 대내외 악재로 TF팀은 지난해 2월 공식해체했다. 이로 인해 상장작업은 4년째 답보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롯데를 수년간 괴롭혔던 검찰 리스크에 종지부가 찍혀, 호텔롯데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TF를 다시 꾸렸다.

    업계에선 롯데가 이번 인사에서 상장작업을 주관할 재무통을 대거 승진·발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조직에 ‘힘’을 실어 더 이상의 상장작업 중단을 막을 것이란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과거 해외 IR 실시 등 구체적인 진행과정을 밟은 바 있다”며 “만약 이번에도 좌절된다면 시장에선 호텔롯데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하지 않을 공산이 커, 롯데 입장에선 TF를 재구성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상장작업을 끝마쳐야 한다. 관련 부서에 재무 핵심인재를 대거 투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측도 호텔 상장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을 처음 추진했던 시기와 현재의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며 “호텔롯데의 재무상황 등을 판단해 주관사 선정과 IR 일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 대한 특허권 유지를 결정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10월 대법원으로 뇌물공여 혐의에 관해 유죄 판결을 받아 월드타워점 특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관세청은 신 회장의 판결이 특허 박탈사유에 해당하지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