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쓸데없이 가진 부동산 대대적인 보유 부담"주택 넘어 농지·일반 부동산까지 규제 넓히나5대그룹 토지자산 71조 … 자산 리밸런싱 압박기업 중장기 투자 계획 흔들수도 …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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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의 자산 과세 기조가 기업 보유 부동산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동시에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장기보유 세제 혜택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정책 구상도 드러냈다. 기업엔 세 부담을 높이고, 개인 투자자엔 세제 유인을 주는 이중 구조가 현실화할 경우 재계와 금융시장 모두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기업 비업무용 부동산에 다시 칼 빼든 정부이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문제를 별도 정책 항목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 “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 대규모로 보유한 부동산에는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해보자”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고, 규제 대상을 주택 다음 단계로 농지와 일반 부동산까지 넓혀볼 수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같은 회의에서는 소액 투자자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장기보유 세제 혜택 도입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이번 발언은 단순한 부동산 가격 안정 대책과는 결이 다르다. 정부가 부동산을 비생산 자산으로 보고, 기업 자본이 산업 투자와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도록 세제를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기업의 유휴 토지와 투자 부동산을 압박해 자산 효율화를 유도하고, 동시에 개인 자금은 증시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 함께 작동하는 셈이다.◇현행 부담도 가볍지 않은데 … 손댈 수단은 많다현재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토지에는 별도 세율이 적용된다. 공시지가 합산액 기준으로 15억원 이하는 1%, 45억원 이하는 2%, 45억원 초과는 3%다. 과세표준은 토지 공시지가 합산액에서 5억원을 공제한 금액이다.대통령이 구체적인 개편 수치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책 수단은 비교적 선명하다. 세율을 더 올리거나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는 방식, 공제액을 손보는 방식, 또는 무엇을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볼 것인지 범위를 넓히는 방식이 거론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세율 인상 못지않게 과세 범위 재정의가 실제 부담을 크게 바꿀 변수로 보고 있다. 생산기지 확장 예정 부지나 장기 개발용 토지, 물류 관련 자산까지 넓게 묶일 경우 기업의 자산 운용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5대 그룹 토지자산 71조7000억원 … 재계 압박 수위 높아질 듯정부가 기업 보유 부동산 문제를 정면으로 꺼내든 배경에는 대기업 자산 축적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5대 그룹의 2022년 기준 토지자산 장부가액은 7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 24조2000억원에서 15년 만에 약3로 늘어난 규모다.그룹별로는 현대차가 25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 약17조원, 삼성 약13조원, SK 약8조원, LG 약6조원 순이었다. 투자부동산은 롯데 약7조원, 삼성 약4조원, SK 약3조원, LG 약1조원, 현대차 약600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물론 이 수치가 곧바로 모두 비업무용 부동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장부가 기준 토지자산과 실제 세제상 과세 대상은 범위와 정의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기업 보유 부동산을 자본 비효율의 상징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향후 정책 설계에 따라 대기업의 재무 전략과 자산 운용 계획에도 적잖은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재계는 기업 부동산 과세 강화가 자칫 투자 촉진보다 부담 전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장 가동 중인 생산설비와 직접 연결되지 않더라도 향후 증설이나 개발을 위한 선제적으로 확보해둔 토지까지 규제 신호가 강해질 경우 중장기 투자 전략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구상은 단순한 세금 인상 논의가 아니라 부동산에 쏠린 자본을 산업 투자와 자본시장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정부의 구조 개편 의지가 담겨 있다"면서 "다만 정책이 실제 입법과 시행 단계로 넘어갈 경우 기업 부담 확대, 자산 매각 압력, 투자 위축 우려가 동시에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