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원칙 준수, 손보-카드-캐피탈 매각 일단락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 4년째 제자리지주사 전환에 대규모 자금 투입… 순차입금 17조
  • ▲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7년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 기념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17년 10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 기념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롯데
    롯데그룹 지주사 출범 2년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금융 계열사 매각은 일단락됐지만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은 여전히 더딘 걸음이다. 늘어난 차입금도 부담스럽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10월1일 롯데제과와 칠성음료, 푸드, 쇼핑 등의 분할합병을 통해 설립됐다. 현재는 이들 4개사를 포함한 20여개의 자회사를 보유해,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 임대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 롯데지주, 금산분리 원칙 따라 카드·손보·캐피탈 매각

    롯데지주는 출범 당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 계열사 매각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올해 초부터 롯데카드와 손해보험, 캐피탈 등의 정리 작업에 나섰고, 현 시점 기준으로 어느 정도 완료한 모습이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23일 보유 중인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3332억원에 매각했다.

    또 롯데카드는 우리은행-MBK 컨소시엄에,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에 각각 넘기기로 했다. 금융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게 되면서 오는 11일로 예정된 ‘데드라인’을 준수하게 됐다.
  •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호텔롯데
    ◇ 호텔롯데,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 대내외적 악재로 4년째 답보 상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주사 출범 다시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로 얽힌 지배구조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여지를 없애며 ‘뉴롯데’를 향한 목표도달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 공언했던 호텔롯데 상장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8월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청산하겠다며 호텔롯데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내외적 악재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를 포함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이 99%다. 상장작업을 통해 일본 지분을 청산하지 못하면, 그룹의 목표인 지배구조 개편은 어렵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은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숙제”라며 “시장상황과 주가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차입금 축소 역시 지주사 개편과정에서 나타난 과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은 약 17조원이다. 2015년과 비교해 4조원이 늘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가지고 있던 케미칼 지분 24%를 롯데지주가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2조원 가량을 빌리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화학·유통 등 그룹 주력사업의 영업여건 저하로 차입금 해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어느 정도 자금이 유입됐지만, 재무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