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협화음 없이 마무리 이례적 평가'인화 경영' 준수 및 상호 신뢰로 이끈 결과
  • ▲ 구인회 LG 창업회장 흉상 앞에서ⓒLG
    ▲ 구인회 LG 창업회장 흉상 앞에서ⓒLG
    지난 57년간 불협화음 없이 이뤄낸 구(具)씨 일가와 허(許)씨 일가의 동업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관계를 두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구인회 창업회장의 뜻을 받들어 인화의 경영을 철저히 준수한 결과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14일 오전 94세 일기로 별세했다. 구자경 LG 명예회장은 재계에서도 '큰 어른'으로 불릴 정도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LG그룹을 25년간 이끌면서 화학과 전자사업을 육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으며 재계에서도 굵직한 발자취들을 남겼다.

    특히 고 구자경 명예회장 퇴임 후 2000년대 들어 3대 57년간 이어온 구·허 양가의 동업이 사소한 불협화음 없이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한 부분은 재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사업매각이나 합작, 국내 대기업 최초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 모든 위기 극복과 그룹 차원의 주요 경영 사안은 양가 합의를 통해 잡음없이 이뤄졌다. 

    양가는 기업의 57년의 관계를 아름답게 매듭짓는 LG와 GS그룹의 계열분리 과정 또한 합리적이고 순조롭게 진행했다. 구 명예회장 직계가족은 전자, 화학, 통신 및 서비스 부문 맡아 LG그룹으로 남기기로 했다. 

    이에 허씨 집안은 GS그룹을 설립해 정유와 유통, 홈쇼핑, 건설 분야를 맡기로 했다. 또 전선과 산전, 동제련 등을 묶어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창업고문이 LS그룹을 공동 경영하기로 했다.

    순탄하게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고 부득이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말라"는 창업회장의 뜻을 받들어 구 명예회장이 합리적인 원칙에 바탕을 둔 인화의 경영을 철저히 펼친 결과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또한 상호 신뢰와 의리를 바탕으로 사업을 이끌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