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만에 분위기 반전1월 20일 기준 수출액 8.7% 늘어하반기 낸드플래시 중심 추가 투자 기대도
  • 반도체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올해 '반도체 낙관론'이 현실화되고 있다. 5G와 서버 수요 증가가 메모리반도체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전방 기업들의 추가 투자도 기대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2018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9.8%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지만, 올 들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월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하락폭이 완화된 데다 다중칩패키지(MCP) 및 SSD 출하가 견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반도체 업황은 이후에도 스마트폰과 서버 등 메모리 수요를 등에 업고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서비스 지역 확대와 중저가폰, 아이폰 출시 등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한 1.9억대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지난해 20여개국 40여개 통신사가 5G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올해는 60개국 176개 통신사로 확대될 전망된다.

    또 1억화소 이상의 고화소 카메라와 사진·동영상 용량 증가 등으로 반도체 탑재용량이 증가한다는 점도 호재다.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 낸드플래시 평균 탑재용량이 지난해 96GB에서 올해 126GB로, 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디즈니플러스, 애플 TV+,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 등이 출시되면서 초대형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재고 조정 이후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다 재고 확보용 수요가 3분기 들어 급증했다"며 "2020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997억달러로 전망했다. 최고 수출액을 달성한 2018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평년 대비 양호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중 협상 결과에 따라 전망치보다 개선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낸드와 D램 가격도 각각 올 2분기,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내년 반도체 업황의 본격적인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방 기업들의 추가 투자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장비투자 규모는 약 25조원으로, D램 4~5만장, 낸드 11만장, 시스템LSI 4만장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경기 이천 M16을 완공하고, 청주 M15의 생산능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반등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인공지능(AI)과 5G 스마트폰, 서버용 메모리가 반도체 호황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달 열리는 세미콘도 참여하는 업체가 많아져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