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차례 경영권 시도 무위故신격호 회장 별세 후 동력 잃어롯데 임직원, 신동빈 회장 신뢰 굳건
  • ▲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국내에서 발을 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신동빈 롯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진행 중인 소송 등을 중단할 것이란 관측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얻기 위한 시도를 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을,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수차례 내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뜻은 이루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이 현지 경영진과 주주들의 변함 없는 지지를 얻고 있어 여섯번의 형제간 표 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수차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배경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에 있다. 이 곳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 27.8%, 임원지주회 6%, 신동빈 회장 4%, 신동주 전 부회장 1.6% 등이다.

    이 중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분 50%+1주를 가지고 있다. 광윤사와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약 30%에 달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종업원 및 임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아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 롯데월드몰에서 열린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결식에서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한국롯데의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 11.7% ▲호텔롯데 11.1% ▲신격호 명예회장 3.1% ▲신동주 전 부회장 0.2% 등이다. 지주의 2대 주주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호텔롯데의 주주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에 미치지 못한다.

    변수는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 3.1%가 고스란히 신동주 전 부회장에 상속된다면 지분율 상 역전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본인의 ‘지원군’이라고 주장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산이 사회환원 될 가능성도 있다. 가족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에 재단을 설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은 1조원대에 달한다. 롯데지주와 계열사 지분, 부동산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입장에선 부친의 별세로 더 이상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회환원이 아닌 유산을 받더라도 형제끼리 나눠가지기 때문에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물러날 경우 시점은 신 명예회장의 장례 절차가 끝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아직 49재와 탈상 등이 끝나지 않아 모든 과정이 종료된 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면서 이 과정에서 나타난 ‘송사’에서도 물러날 공산이 크다. 신 전 부회장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자문료 소송을 벌이고 있다. 과거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신동빈 회장을 현재 위치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진행한 계획인 ‘프로젝트L’의 자문료 관련 소송이다.

    이 재판의 다음 기일은 다음달 4일이다. 49재가 끝나는 시기와 비슷하다. 법원은 지난 3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본인신문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신 전 부회장이 재판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물러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