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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이끄는 우아한형제들 신임 대표이사에 김범준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이 선임됐다. 푸드테크 기업으로의 혁신이 시자됐다는 평가다.
김봉진 전 대표를 대신해 연초부터회사를 이끌어 온 김 부사장은 지난 2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됐다.
김 신임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알고리즘 전문가다. 배달의민족 AI 프로젝트 '배민데이빗'과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프로젝트 등을 총괄했다. 소프트웨어개발사 티맥스소프트와 게임사 엔씨소프트를 거쳐 SK플래닛에서 빅데이터 관련 프로젝트를 지휘했으며, 지난 2015년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해 CTO를 맡았고 지난 2018년부터는 부사장을 겸임해왔다.
새 사장을 맞은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창업 10주년을 맞아 신사업, 로봇 사업,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서비스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즉시 배송하는 'B마트'를 안착시키고, 서빙 로봇 렌탈을 올해 전국 200개 업소에 300대 도입할 예정이다.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아파트 단지, 대학 캠퍼스 등 시범 운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UCLA 산하 연구소 '로멜라' 와 요리 로봇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배민이 독자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한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 6월 베트남 호치민에 런칭한 'BAEMIN(배민)'은 특유의 컬처 마케팅을 현지 정서에 결합해 주목받고 있다. 또 식자재 전문쇼핑몰 '배민상회'와 소상공인 무료 교육 사업 '배민아카데미'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19년은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기술 경쟁력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한 해였다면 2020년은 건전한 성장 구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제2의 성장을 위한 도전 과제로 플랫폼 혁신과 함께 각종 푸드테크의 첨단화에도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우아한형제들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김봉진 전 대표가 이끌어왔다. 지난해 12월 독일 배달서비스앱 딜리버리히어로에 회사를 4조7500억원에 매각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하며 김 전 대표는 싱가포르에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기로 했다. DH가 운영 중인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9개국 사업과 우아한형제들의 한국, 베트남 사업 등 총 11개국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김 신임 대표에게 대표이사 직함을 넘겨줬지만 우아한형제들로 출근을 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80% 성장한 56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창업 6년 만에 흑자 전환한 후 3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영업적자 36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