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근무지 자율선택제’ 1년 만에 폐지야놀자, 재택근무 폐지 및 희망퇴직 시행대내외 불안정성 증대… 생산성 제고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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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시기에 급속한 외형성장을 이뤄낸 플랫폼업계가 엔데믹 본격화에 맞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대내외 환경에 맞춰 효율성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최근 타운홀 미팅을 열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도를 도입한 지 1년 만이다. 앞서 배민은 올해 초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전면 도입하며 사실상 전면 재택이 가능하도록 근무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대신 내년 1월부터 주 1회 조직별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한다. 당초 하반기에는 주 2회 사무실 출근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반기 제도 시행 결과에 따라 바꾸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출근과 재택근무의 장점을 끌어내고 대면 근무를 통한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근무제도를 변경하게 됐다”며 “대면에서 오는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플랫폼 기업들 상당수가 코로나 기간 보편화했던 재택근무와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축소하는 추세다. 배민에 앞서 야놀자도 지난 4월부터 재택근무를 종료했다. 대신 출근과 재택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시행키로 했다. 

    앞서 야놀자는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사무실, 재택근무, 거점오피스 중 선호하는 근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근무하도록 하는 전사 자율 원격근무 제도를 시행해 왔다. 야놀자는 이 제도를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야놀자 생산성은 바닥 수준, 정확하게 말하면 이미 성장을 멈췄다”며 “세계적인 기업들도 원격근무나 재택근무의 생산성 저하 측면을 고려해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희망퇴직까지 단행하는 등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야놀자와 야놀자클라우드에 사내 메일을 보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전사 직원이 대상이다. 희망퇴직에 대한 보상으로는 4개월 치 급여 또는 유급휴가 3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실적 부진 영향이 아닌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야놀자 측은 메일에서 “글로벌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야놀자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플랫폼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급변하는 환경 속 변화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있다는 절실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배민이나 야놀자 등 플랫폼기업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 등 혁신적인 기업문화로 우수한 인재 영입에 나서왔다. 그러나 대내외 불안정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생산성 제고가 절실해지자 태세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통한 비대면 업무 방식보다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협업하는 방식이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 신뢰와 친밀감을 높여 더 큰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트 워킹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개인의 일탈, 결속력 강화 등의 이유로 출근 문화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구성원들의 반발은 물론 우수인재의 이탈 등은 회사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