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앞장'위기 극복 DNA' 그룹 캐시카우 변모용인 클러스터 구축 '제2 도약' 준비
  •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SK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고성장을 이뤄내며 미래성장동력 역학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짧은 기간에도 과감한 투자 결정 및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내며 SK그룹의 종합반도체소재기업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2월 14일 SK텔레콤이 주식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함으로써 SK그룹의 일원이 됐다. 이로써 SK그룹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하이닉스는 안정적인 투자 및 일관성 있는 오너 중심의 책임경영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기업인 하이닉스의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결합이었다.

    행복날개를 단 SK하이닉스는 곧바로 '비상'을 준비했다. 2012년 단행한 투자액만 3조8500억원으로, 전년의 3조5000억원에서 10% 증액했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전년대비 10% 늘어난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SK그룹 편입 전에는 추진하기 힘들었던 공격적인 투자였다.

    이렇게 늘어난 투자를 기반으로 같은 해인 2012년 6월에는 이탈리아의 아이디어플래시(現 SK하이닉스 유럽 기술센터)와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인 LAMD(現 SK하이닉스 메모리 솔루션 센터)를 인수하며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같은 달에 청주의 M12 공장도 준공식을 갖고 세계 최고의 제조경쟁력을 갖춘 낸드플래시 생산기지로 가동에 들어갔다.

    준공식에 참석한 SK 최태원 회장은 "현재 경영환경을 지켜보자면 성장보다 생존을 먼저 얘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움츠러들기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딛고자 한다"며 "SK하이닉스 출범 이후 첫 문을 여는 중요한 생산기지인 만큼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을 닦고, 더 많은 행복을 만들어 여러분과 나눌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격려했다.

    기술리더십 확보를 위해 기술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R&D(연구개발) 투자도 늘려나갔다. 그룹편입 전인 2011년 연간 연구개발비는 834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3년 1조원을 넘었고,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기며 매출액 대비 12.2%에 달하는 2조967억원을 집행했다. 

    기술집약 산업인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전략적인 투자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고객이 요구하는 고품질 고사양의 메모리반도체 개발을 지속하며 시장의 흐름에 발맞춘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나가고 있다.

    행복날개의 성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났다. SK그룹 편입 이후 4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2013년,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모두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하며 크게 성장했다. 

    적기 투자와 기술개발, 우수인력 보강으로 사업역량을 강화한 결과였다. SK하이닉스의 선전으로 SK그룹 또한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할 수 있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SK그룹 편입 당시 2조3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등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 확보로, S&P와 무디스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에서의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더불어 반도체 사업에 매우 중요한 우수 인재 확보도 용이해졌다. 그룹 편입 직후인 2012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는 전년 대비 2배에 가까운 인원이 지원했고, 해외 인재 채용 설명회에도 참가자가 부쩍 늘었다. SK그룹 편입의 효과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그간 위기도 없지 않았다. 2016년에는 한 차례 위기가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1분기부터 분기당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지만 2015년 하반기부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2015년 4분기에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지게 됐다. 

    이듬해인 2016년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전사 차원의 위기극복 플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임직원이 합심해 지난 10여 년 간 메모리반도체 업계 치킨게임에서 생존한 저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위기극복 DNA'를 근간으로 정면 돌파 선언했다. 

    지난 십 수년간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역사가 있으며 이러한 경험이 SK하이닉스만의 위기극복 DNA로 자리잡은 것이다.

    특히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기술 및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비용절감을 통해 회사 전반의 체질개선을 이루고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더욱 집중했다.

    실제로 2016년 연간으로 6.3조원의 투자를 집행했으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던 결과는 반도체 시장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메모리 시장에 찾아온 호황기에 유례없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7년 1분기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2018년 3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2018년 한 해 동안 20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불황기에도 도전적으로 대처했던 대규모 투자가 매 분기 영업이익 신기록을 바꿔가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나서며 '제 2의 도약'에 나서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반도체 생산기지인 이천과 청주에 이어 오는 2022년 용인에 반도체 생산 거점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용인시에 들어설 공장은 SK하이닉스가 국내외 50개 이상 협력사가 참여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용인 부지는 수도권에 근접해 있는데다 이천, 청주 공장과의 연계성 및 인프라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공장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2022년 이후 120조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팹(FAB)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도 이 단지에 입주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도모한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이천공장을 본사기능과 R&D·마더팹(Mother FAB) 및 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삼고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천에는 M16 구축과 연구개발동 건설 등에 약 10년간 20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청주에는 작년부터 가동중인 M15의 생산능력확대를 포함해 약 10년간 3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될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20% 수준인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