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방송3사 연합 '웨이브' 작년 9월 출범 가입자 급감 속 넷플릭스 가입자 3배 증가 대조티빙, 시즌 등 국내 OTT에도 추월 조짐킬러 콘텐츠, 서비스 부진... 다양성으로 고객 사로잡아야
  •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가 출범 이후 이용자가 줄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당초 공언했던 미국 OTT 공룡 넷플릭스의 대항마는 커녕 시장 2위 자리조차 내줄 위기에 처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옥수수', 지상파방송 3사의 '푹(pooq)'과 결합한 토종 OTT로 출범했다. 웨이브는 당시 "넷플릭스를 잡겠다"며 2023년 말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면서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 글로벌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는 등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힌바 있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웨이브는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웨이브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10월 379만 6936명에서 올해 5월 346만 4579명으로 8.8% 감소했다.

    웨이브는 출범 효과로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는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이용자 수가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4월 이용자 수가 반짝 늘었지만, 5월 들어서는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넷플릭스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해 5월 252만 8084명에서 올해 5월 637만 4010명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만에 이용자 수가 약 250만명 증가하며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에도 최대 수혜를 입으면서 지난 4월 유료 결제 금액이 전분기 대비 21% 가량 늘어난 439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는 지난 2018년 28만명에서 올해 4월 328만명으로 2년새 11.7배가 뛰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웨이브의 부진으로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적 차이를 꼽고 있다. 넷플릭스의 인기 히트작들과 달리 웨이브의 드라마는 눈에 띄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실제 웨이브의 자체 투자 드라마는 '녹두전', '꼰대인턴' 등 단 2편에 불과하다. 반면 넷플릭스는 '킹덤', '인간수업'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쏟아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웨이브가 부진한 사이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과 KT의 '시즌'은 좋은 성과를 거두며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다. 티빙의 5월 MAU는 254만 2374명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으며, 시즌은 지난해 11월 서비스 이후 이용자 수가 20만명 넘게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를 잡겠다던 웨이브가 되레 국내 OTT 사업자들에게도 뒤쳐지는 형국"이라며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에 투자를 늘려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