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사, 환경부 재포장 금지 협의체 참여… 가이드라인 참여광고 규제 많은 주류 특성상 ‘재포장 금지’ 영향 커질 듯업계 일부는 주류 마케팅 경쟁 완화 계기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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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재포장 금지 규제를 위한 협의체에 주요 주류사를 포함시키면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0월 발표될 환경부 재포장 금지 가이드라인에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류업계 내부적으로 이번 재포장 이슈를 바라보는 시각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온라인 판매나 판촉이 제한되는 주류업계 특성상 이번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주류시장 경쟁에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소주·맥주 제조사는 최근 환경부의 협의체에 참석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 외에도 한국주류산업협회 등도 협의체에 참석한다. 환경부는 6일까지 협의체 참석 여부를 결정해달라는 공문을 각사에 보낸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 7월1일부터 재포장 금지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여론의 반발로 인해 시행을 연기했다. 이에 오는 9월까지 제조사, 유통사,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든 뒤 10월부터 12월까지 적응기간을 갖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주류업계가 재포장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고 광고 규제가 많은 주류 특성상 지금까지는 다양한 경품이 프로모션으로 제공, 판매 돼 왔다. 마케팅의 제약이 많은 주류업계의 궁여지책이다. 

    지금까지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히트상품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한방울잔’이나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처음처럼 미니어처’, ‘미니소주잔’ 등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프로모션으로 꼽힌다. 최근 출시된 진로 ‘두꺼비 피큐어’나 ‘두꺼비 슬리퍼’는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이 외에도 롯데주류의 맥주 ‘클라우드’의 아이스박스 패키지나 전용 유리컵을 끼워주는 수입맥주 패키지도 드물지 않게 보이는 프로모션이다. 

    하지만 환경부의 기존안 대로라면 이같은 프로모션 상품은 모두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상시 판매가 아닌 한시적 사은품·증정품이 재포장 되는 경우 에는 모두 규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묶은 와인선물세트도 재포장 규제에 해당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광고 시간이나 내용 등의 규제가 워낙 많은 탓에 다양한 프로모션 상품으로 판촉에 나섰던 것이 사실”이라며 “9월 발표되는 재포장 금지 가이드라인이 기존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사업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형사에서는 규제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모든 주류의 경품 판촉을 금지할 경우 오히려 마케팅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경우 안정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사의 경우 이익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점유율이 낮은 업체의 경우에는 격차를 줄이기 위한 판촉의 수단이 막힌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각 제품에 대한 시장점유율과 주종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재포장이 금지되더라도 띠지 등 다른 방법으로 묶는 방법은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서 이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