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난, 정부지원 못받아금융위, 자체재무개선 노력때 지원 가능성이동걸 회장 "1인 인건비 年1억 넘어" 지적
  •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책인 기간산업안전기금 사각지대에 놓인 쌍용차가 신규투자로 활로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누적된 적자가 첩첩산중 쌓여 더이상 돌려막기식 자금조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임직원 '인건비'를 거론하며 사실상 강도높은 급여삭감, 감원 등 구조조정을 주문한 상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만 2000억원이상 적자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 3월 말 쌍용차의 단기차입금은 3899억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금이다. JP모건 899억원, BNP파리바 470억원, 뱅크오브아베리카(BOA) 299억원이다. 이들 외국계 자본들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이상을 보유한다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줬다. 

    산업은행이 지난 6일 900억원의 대출금 만기를 올해말까지 연장했다. 산은이 쌍용차에 가진 채권은 총 1900억원 규모다. 매달 쌍용차에 돌아오는 어음 규모만 150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는 자금 마련을 위해 임직원 인건비를 1000억원 줄이고 서울 구로서비스센터 부지(1800억원), 부산물류센터(263억원) 등 자산매각을 진행했다. 

    쌍용차는 더이상 내다 팔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정부지원 및 신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미래에 관한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서 "쌍용차 인건비가 1인당 1억1000만원쯤 된다"면서 "쌍용차가 심각하게 고민해볼 일"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노사가 인건비를 상당 부분 감축했다는데 그게 충분한 정도인지 돌아봐야 한다"고도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복지비를 포함한 인건비로 6000억원을 지출했는데 외주비용을 제외한 실제 인건비 지출은 5500억원이다. 쌍용차 직원이 5000명 규모이니 1인당 인건비가 1억1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도 쌍용차를 향해 '사즉생'을 언급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정부도 쌍용차 지원에 대한 고민이 깊다. 

    정부는 일찌감치 기간산업지원기금에서 쌍용차 배제 입장을 밝혔다.  먼저 기안기금 우선지원 업종으로 항공과 해운을 지정한 데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사태부터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에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20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를 철회하고 새 투자자를 모색하는 가운데 정부가 나서서 먼저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금융위가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데 있다. 

    금융위는 지난 7일 해당 기업들이 자체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나설 경우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지원 대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업계에선 쌍용차가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정부지원보다 신규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시각이 많다. 쌍용차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뒤 신규투자자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주간사 실무진은 지난 7일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아 공장을 둘러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아시아쪽 차량 제조사들과 접촉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신규투자가 결정되면 정부와 채권단 지원을 받기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