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상반기 점유율 또 1위… 삼성-SK도 랭킹 'up'하반기 3사 매출액, 50% 증가 전망… 영업익 흑자전환도 기대
  • 전기차 배터리. ⓒLG화학
    ▲ 전기차 배터리. ⓒLG화학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TOP 10에 안착한 국내 3사가 인상적인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 전반적인 업황 침체에도 꾸준히 외형을 키워나가면서다. 하반기에는 수익성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국내 배터리 3사의 확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2.6GWh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0% 감소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 미국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2위인 중국 CATL과 3위 일본 파나소닉 등 대다수 일본계 및 중국계 업체들은 사용량 점유율이 감소했으나, 한국 3사 배터리 사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LG화학은 상반기 누적점유율이 24.6%(10.5GWh)로, 반기 기준 사상 최초로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사용량의 경우 82.8% 증가했고, 순위는 4위에서 1위로 상승했다.

    누적점유율에서 LG화학은 4월 1위로 올라선 뒤 석달 연속 1위를 이어갔다. 다만 6월 단위사용량에서는 CATL이 1위였다.

    삼성SDI는 상반기 누적점유율 6.0%(2.6GWh)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사용량은 34.9% 늘고, 순위는 한 계단 올라 4위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누적점유율 3.9%(1.7GWh)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66.0% 증가하고, 순위는 세 계단 상승해 6위에 랭크됐다.

    국내 3사의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15.7%에서 34.6%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에는 한국 기업이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 셈이다.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95kWh),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71kWh), 폭스바겐 파사트 GTE, e골프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주도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기아 봉고 1T EV 등의 판매 호조가 성장세로 이어졌다.

    이 같은 외형 성장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잠정실적 보고서 분석 결과 3사 배터리 부문의 상반기 매출액은 9조447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조4860억원에 비해 2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6525억원)이 136% 뛰었으며 LG화학(5조840억원)은 38.9%, 삼성SDI(3조7113억원) 4.51%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 배터리3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지 현황. 자료=각 사. ⓒ한국기업평가
    ▲ 배터리3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지 현황. 자료=각 사. ⓒ한국기업평가
    배터리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3사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6월부터 강화된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익성 확대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첫 흑자를 기록한 LG화학은 3분기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규 모델 출시 등으로 흑자 폭이 확대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10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 ID3 모델이 10월부터 인도 예정으로, 출하량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는 하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함께 원형 전지 공급 등 추가 공급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다소 잠잠했던 전기차용 배터리가 하반기 본격 매출 증가하면서 전사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등 신규 모델이 출시되고 유럽 전기차 지원정책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은 상반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현대자동차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급과 함께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고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수주 증가에 따른 공격적인 증설로 연간 배터리 부문 매출은 146% 증가가 기대되며 전기차 수요 확대로 외형 성장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3사 배터리 부문 매출액은 전년대비 △1분기 23.7% △2분기 28.3% △3분기 36.5% △4분기 54.3%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13조9604억원으로, 지난해 9조2660억원에 비해 50.6%, 연간 기준으로는 16조원에서 23조원으로 39.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3분기 1702억원, 4분기 30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는 3324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배터리 생산능력이 40GWh 이상이 되면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고 본다"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공급물량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3사의 점유율은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SNE리서치 측은 "유럽시장이 6월 들어 급반등세를 보였고 중국과 미국도 서서히 회복세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3사가 더욱 큰 성장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초 경쟁력 및 성장 동력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