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앱마켓 점유율 90% 육박결제 수수료만 30% 달해강제 '앱 통행세'로 이윤... 정부 실태조사국내 콘텐츠업계 반발 "시장 생태계 교란, 소비자 피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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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과 애플이 국내 모바일 앱마켓 시장에서 과도한 수수료에 따른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이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킨다는 지적이 높아지면서 정부까지 제동에 나섰다.

    28일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 플레이(63.4%), 애플 앱스토어(24.4%)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한 원스토어는 11.2%에 그친다.

    국내 앱마켓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하는 구글과 애플의 결제 수수료는 30%로 원스토어(20%)에 비해 10% 높다. 특히 이들이 '인앱 결제(In-App Payment, IAP)'에도 30%의 수수료를 강제하고 있다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앱 결제란 구글이 자체 개발한 결제 방식으로,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지문인식과 같은 간편 인증만으로 쉽게 결제할 수 있다. 구글이 구글플레이를 통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만 5조 9996억원에 달한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이 같은 구글과 애플이 사실상 '앱 통행세'를 강제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앱마켓 시장에서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면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화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권한 남용행위이자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며, 전기통신사업법상 공정경쟁과 이용자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에 국내법 위반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앱 마켓 수수료 방침 변화로 예상되는 콘텐츠업체의 매출액 감소와 향후 대응 방향 등에 관해 사업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내달 정부·학계·산업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 플랫폼 정책 포럼'도 발족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구글과 애플이 시장의 독점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 수수료 정책이 유지될 경우 국내 앱마켓은 '디지털 식민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앱결제 강제에 따른 콘텐츠 사업자에게 부과된 수수료는 이용자에 그대로 전가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글로벌 PC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로 유명한 미국의 에픽게임즈는 최근 구글·애플의 30% 통행세에 반발해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했다. 이에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으며, 에픽게임즈는 해당 건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