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여 만에 수입 판매 재개… 첫 주자는 '팰리세이드'온라인 구매 플랫폼 완비, 저가 이미지 벗고 고급으로"독자적 최고 수준 품질의 수입차" 마케팅 시동
  • ▲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 ⓒ현대차
    ▲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 ⓒ현대차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며 현지 판매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특히 현지 생산이 아닌 수입 판매 방식으로, '베이징현대'라는 이름표를 떼고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나선 것.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6일(현지시간)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수입 판매를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6년 싼타페 등을 들여와 판매하다가 그만둔 지 4년여 만이다.

    관련 사업은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회사인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가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수입 판매에 다시 나서면서 트림(세부 모델) 선택부터 시승, 계약, 결제까지 전 영역(E2E)에 걸친 온라인 구매 플랫폼을 구축했다”며 “총 35곳의 현대차 체험 공간도 운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첫 주자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다. 팰리세이드는 넓은 실내 공간과 첨단 편의 사양, 합리적 가격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현재 수출 중인 미국 시장에서 지난 1~8월 5만2842대가 팔렸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팔리는 팰리세이드의 경우 3.5L 가솔린(휘발유) 엔진을 얹고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지난 10일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 판매 가격은 29만8800위안(약 5100만원)에서 36만위안(약 6100만원)이다.

    현대차가 수입 판매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저가(低價)’ 이미지를 벗고 ‘고급’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다. 현대차는 그동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를 겪으며 현지 판매 부진이 점점 골이 깊어져 갔다.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할인 판매는 독이 됐다.

    여기에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누적 판매 26만26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의 성공 가능성을 본 뒤 중국 시장 재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이징현대를 통한 현지 생산 신차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수출하는 팰리세이드에 대해 ‘울산공장에서 만들어 직수입해 선보이는 대형 SUV’, ‘독자적인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춘 수입차’, ‘전 지역 어디서나 동일한 판매 가격’ 등의 문구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진출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시무식에서 중국 및 유럽 시장에 제네시스 진출을 가속화 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바 있다.
  • ▲ 수입 판매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내놓은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 홈페이지
    ▲ 수입 판매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내놓은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