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한진家, 항공계열 경영서 빠진다②조원태 회장 주식, 임의 처분 가능 ③한국GM 교훈… 힘있는 위원회 구성
  • ▲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서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견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서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견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서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경영권 견제'다. 

    재벌 특혜, 경영권 분쟁, 과거 갑질 논란까지 한진칼을 둘러싼 매서운 비판에 경영진 해임·5000억 손배소 등으로 3중 장치를 둘렀다. 특히 계열주 일가는 한진칼·항공 계열사 경영에서 배제된다. 당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① 한진家, 항공계열 경영서 빠진다

    산업은행이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서 밝힌 견제방안은 앞서 공개한 7대 의무조항보다 한층 구체화된 내용이 담겼다. 

    대표적인 내용이 계열주 일가의 한진칼 및 항공계열사 경영 배제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조 전무는 2018년 물컵 갑질 사태 이후, 그룹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경영에 복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향후 경영성과가 미흡하면 해임된다. 

    통합 항공사의 경영평가등급이 E등급 또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으면 경영진은 해임된다. 경영평가 저조에 따른 경영진 교체·해임을 이행하지 않으면 투자합의서 위반 사유가 된다. 또 계열주의 한잔칼 및 주요계열사에 대한 배임 등 범죄(금고 이상 실형 확정) 역시 위반 사유다. 
     
    ② 조원태 회장 주식, 임의 처분 가능 

    산업은행은 이날 한진칼과 7대 의무조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열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칼의 건전윤리 감시 및 인수후 통합(PMI)의 차질없는 이행 담보를 위해서다. 

    한진칼이 의무조항을 위반했을 때 경영퇴진에 그치지 않고 한진칼과 조 회장앞으로 위약벌 5000억원과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기로 했다. 만약 위약벌과 손해배상 이행이 어려운 경우, 계열주인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체와 한진칼이 향후 인수할 대한항공 신주 7300억원을 담보로 취득해 필요시 산은이 임의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한진칼에 제공한 담보 처분 후 금액이 부족할 때 계열주 보유 한진칼 주식을 처분하는 순서다. 조 회장의 한진칼 보유주식은 시가 2730억원 규모로 이미 제공된 담보의 채무금액을 제외하면 실질 담보가치가 1700억원 수준이라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③ 한국GM 교훈… 힘있는 윤리위·경영평가위 구성

    산업은행은 회계, 항공산업 등의 외부 전문가로 윤리경영위원회,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해 경영활동을 들여다보고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경영사항은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하며 윤리경영위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권고사항에 따르지 않을 경우 역시 경영진은 퇴진해야 한다. 

    구색 뿐인 위원회가 아니라, 언제든 경영진의 턱밑에 칼끝을 갖다댈 수 있는 힘있는 위원회로 구성한 것이다. 

    또 주요 경영사항에 '사전 동의'를 받는 점도 눈에 띈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국GM 노사갈등 문제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산은은 지난 2018년 한국GM의 군산공장 철수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8100억원(7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한국GM의 2대 주주지만 주요 경영사안에서는 번번이 배제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국GM 상황을 교훈삼아 향후 통합 항공사의 경영정상화 과정서 산은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걸 회장은 "재벌특혜 논란에 대한 비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산업에 재벌이 들어가지 않은 산업은 없다. 구조조정할 때 재벌을 제외하면 누구와 협상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조원태 회장에 대한 비난 알고 있고, 조현아 주주의 땅콩회항도, 조현민 주주의 문제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적으로 경영권을 가진 분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촘촘하게 건전경영 감시를 위해 많은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