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서버·솔루션에 암호 적용한 'T아이디' 앱 선봬KT, 채널 자동 절체 복구·LGU+, 의료정보시스템 적용기술적 어려움 여전 … 통신 거리 짧다는 한계 때문
  •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14일 삼성전자와 초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선보였다.ⓒSK텔레콤
    ▲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14일 삼성전자와 초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선보였다.ⓒSK텔레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정보보안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해킹 위험이 적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국내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약 1조 4000억원,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6조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와 보안기술의 만남을 뜻한다.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를 뜻하는 '양자'의 성질을 이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강력한 보안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양자컴퓨터의 출현으로 안전성 문제가 떠오르자 현재의 암호 알고리즘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진 것이다.

    기업들도 개인정보보호에 집중했다. 특히 이통사들은 5세대(5G) 기반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융합 산업들을 본격화하기 위해 보안 위협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SK텔레콤은 양자보안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서버·솔루션에 양자암호를 적용한 'T아이디' 앱을 선보였다. 양자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외부 해킹이나 탈취가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해 정보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과거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암호통신 장비(QKD)와 양자난수생성기 개발에 매진해왔다. 2018년에는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스위스 기업 IDQ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갤럭시A퀀텀을 출시한 바 있다.

    KT도 양자암호 통신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정적으로 양자암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양자 채널 자동 절체 복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회선에 문제가 생겨도 끊김 없이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

    KT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제안한 '이종 양자키 분배(QKD) 모델'은 양자암호통신 관련 국내 표준안으로 최종 채택되기도 했다. 이로써 KT는 2019년 '양자암호 전달 네트워크 기능 구조'에 양자암호 통신 관련 국내 표준기술을 추가로 보유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정보시스템에 양자내성암호(PQC)를 적용해 실제 의료데이터의 보안을 강화했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가 사용하는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해 만든 암호체계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물인터넷(IoT) 단말용 양자보안칩 개발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보안기술과 양자내성암호 비밀번호 인증을 결합한 다요소 인증수단을 구현하는 보안토큰(Q-PUF USB)도 개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의 발달로 인해 양자 알고리즘의 구현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기존의 공개키 암호 시스템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붕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양자컴퓨터와 양자 내성 암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표준기술연구소 양자 내성 암호 표준화 작업은 초기에 약 10년으로 계획됐으나 급속한 양자컴퓨터의 발달로 그 기간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양자컴퓨털 발달 속도에 비해 양자암호의 기술적 어려움은 여전한 상태다. 통신 거리가 짧다는 한계 때문에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이동통신 서비스는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통사에서 선보인 서비스 역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자사 서비스에만 양자보안 기술이 적용되고있는 만큼, 양자보안 기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미 중국은 올해부터 대규모 양자 이동통신 상용화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역시 이 분야에서 앞장서고 있다. IBM, 인텔과 같은 IT 기업들은 양자 이동통신을 미래기술로 선정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서화정 한성대학교 교수는 "현재 양자컴퓨터의 발달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대칭키와 공개키암호에 대한 해킹은 기술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면서 "사전에 양자컴퓨터의 위협을 대비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