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올해 설비투자비 지난해 수준 내에서 집행 계획LGU+, 설비투자비로 2조 2000억원 제시… 12% 감소5G 상용화 3년차에도 품질 관련 소비자 불만 큰 상황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5세대(5G) 통신 확산을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설비투자비(CAPEX)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5G 불통 문제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여전한데도 투자는 '뒷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설비투자비를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설비투자비를 지난해 수준 내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설비투자비는 2조 2053억원으로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설비투자비 가이던스를 따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설비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축소 운영하겠다는 목표만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밝힌 설비투자비는 전년 대비 24.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설비투자비는 대폭 줄어든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8% 증가한 규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9년은 5G 상용화 첫해인 만큼,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면서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설비투자비 가이던스로 2조 20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설비투자비로 제시한 2조 5000억원과 비교해 12%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5G 투자액도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설비투자비로 집행한 금액은 전년 대비 8.7% 하락한 2조 3800억원이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0%대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8.4%, 29.1% 늘어난 13조 4176억원, 8862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올해 설비투자에 3조 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3분기까지 누적 규모는 1조 7800억원으로 타사와 마찬가지로 올해 목표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통사들은 설비투자비가 줄어든 것은 기저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5G 상용화 직후인 2019년 초기 망 구축 비용이 대규모로 투입된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직후에는 투자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만큼, 앞으로는 투자가 점점 줄어드는게 맞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G 상용화가 3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5G 불통 논란은 여전해 투자에 소극적인 이통사들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5G 가입자는 1100만명을 돌파했지만 전국 기지국 구축률은 가입자수 대비 미진한 상태다. 이통3사는 2022년까지 85개 시도를 중심으로 5G전국망을 구축하고 2023년까지 공동망을 구축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기지국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 상반기에도 4조원 규모의 5G 설비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으나, 실제 이뤄진 설비투자비 규모는 3조 4400억원에 그쳤다.

    그사이 사용자들의 5G 품질 불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등 건물 내부는 5G 서비스가 안 터지는 곳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5G가 잘 구축된 서울도 이통3사 평균 커버리지는 약 70% 수준이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5G 불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을 빠르게 확보해야하는데, 설비투자비를 줄이는 것은 이통사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면, 5G 요금도 함께 속도를 조절했어야 한다"면서 "5G 전국망 기준으로 비싸게 요금제를 만들어 놓은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