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1.3%‧경제성장률 전망치 3%' 근거작년보다 인상 폭 1%p 확대, 9개 교섭안 요구점심시간 셧다운‧노동자 양극화 해소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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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올해 4.3%의 임금인상률을 사측에 요구했다. 

    올 초 한국은행이 예상한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 요구안을 마련했다.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산별교섭안을 논의했다. 금융노조는 앞서 지난달 26일 2021년 산별교섭 요구안을 사용자 측에 전달했다.

    금융노조의 요구안은 △4.3% 임금인상 △중식시간 동시사용 시행 △영업점 폐쇄시 노조 합의절차 도입 △디지털금융의 대응을 위한 일자리 위원회 설립 △양극화 해소 및 사회적 책임 △노조활동 보장 및 지원 △일자리 유지 및 창출 △일‧가정 양립 이행 등 총 9가지다.

    이 중 4.3% 임금인상률의 근거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물가상승률 1.3%와 경제성장 전망치인 3%를 감안한 수치다. 

    노조는 지난해 3.3%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고려해 1.8%로 인상 폭을 낮춰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임금인상 분의 절반인 0.9%는 비정규직과 용역·파견 노동자에 대한 연대임금에 사용하고 취약계층과 실업자 지원 등 사회 연대를 위해 기부했다. 나머지 0.9%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지급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은행권 이익구조가 개선된 만큼 인상 폭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5개 금융주들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총 3조 88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해 84.9%, 전년 동기 대비 16.28% 증가한 수치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이 늘고, 가계·기업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사의 이자수익이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산별중앙교섭의 쟁점은 점심시간 동시사용을 위한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될 전망이다. 오후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대상 점포는 모두 5인 이하 직원이 근무하는 소형 점포 7곳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점심시간 셧다운을 시행하고 있는데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전국 은행권 최초로 점심시간 휴무점포를 시범 운영중이다. 

    금융노사는 현재 중식시간 동시사용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나올 결과를 바탕으로 시행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노조 측은 “산별교섭을 통해 금융노동자가 정당한 대가를 쟁취해야 한다”며 “정규직과 저임금직군간의 임금격차 축소, 비정규직과 취약계층을 위한 연대임금 쟁취를 위해 적극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