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 기술 경쟁 치열… 176단 제품 경쟁 본격화SK하이닉스, 지난해 개발 이어 올해 양산 목표삼성전자, 8세대 V낸드 기술 확보… 1위 자리 수성
  • ▲ 삼성전자 V7 SSD 이미지컷.ⓒ삼성전자
    ▲ 삼성전자 V7 SSD 이미지컷.ⓒ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NAND Flash) 개발 전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발표하며 치고 나간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올해 하반기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 선점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저장공간을 높게 쌓는 3D 적층 경쟁을 벌이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적층 기술은 반도체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는 것으로 반도체 성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평평한 대지에 집을 짓고 살았던 사람들이 인구가 늘어나게 되자 아파트를 짓고 살게 된 것과 같은 이치다. 

    낸드플래시는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게 관건인데 기술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더 높게 쌓을수록 좁은 면적에 저장용량이 큰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적층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나섰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전까지 마이크론은 96단 낸드플래시 제품이 주력인 반면 국내 업체들은 128단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이번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기술 경쟁을 촉발시켰다. 

    이번 제품은 기존 주력 96단 낸드에 비해 적층 숫자를 40% 늘렸다. 이에 따라 크기는 30%를 줄일 수 있었고, 쓰기·읽기 시간 지연은 35% 감소 및 로우 데이터 전송률은 33% 높아졌다는 게 마이크론 측 설명이다. 

    이에 SK하이닉스도 176단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의 176단 낸드는 3세대 4D 제품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 당 생산 칩 수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비트 생산성은 이전 세대보다 35% 이상 향상돼 차별화된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최대 읽기 속도 약 70%, 최대 쓰기 속도 약 35%가 향상된 모바일 솔루션 제품을 시작으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등 응용처별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128단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은 30%로 올 상반기 중 5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176단 낸드도 지난해 말 개발이 완료됐으며 올해 양산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세대 V낸드가 적용된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최대 2.0Gbps 입출력(I/O) 성능의 7세대 V낸드는 4세대 PCIe 인터페이스(PCIe Gen 4) 뿐만 아니라, 향후 5세대(PCIe Gen 5)까지 성능 요구를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6세대 대비 한층 강화된 성능으로 3D 모델링, 영상편집 등 대용량 워크로드의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환경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용 SSD에도 7세대 V낸드를 빠르게 확대 적용하려고 한다. 또 저전력 솔루션을 기반으로 이전 세대 대비 전력효율을 16% 끌어올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전력을 줄이는 동시에 지구환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0단이 넘는 8세대 V낸드 동작 칩을 확보한 상황으로, 시장 상황과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적기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세한 기술력의 우위가 결국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은 이를 통해 역시 삼성전자임을 인정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에 의하면 1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점유율 33.5%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32.9%)보다 점유율이 0.06%포인트 확대됐다. 

    뒤를 이어 ▲키옥시아(18.7%) ▲웨스턴디지털( 14.7%), ▲SK하이닉스(12.3%) ▲마이크론(11.1%) ▲인텔(8.6%)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