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 매파적 결과에도 그간 꾸준히 테이퍼링 인지한 시장 비교적 차분당장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지수 상승 피로감·달러 강세 등 영향이후 안정화돼 상승세에 무게…테이퍼링 예방주사에 충격 완화·실적 영향 더 큰 코스피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국내 증시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선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국내 주식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연초부터 제기됐던 조기 금리 인상론에 '예방주사'를 맞아온데다가, 최근 국내 증시가 금리 영향보단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상승 추세에 무게가 실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7일 FOMC 정례회의 결과 제로 수준의 금리를 동결하고 단기 유동성 흡수를 위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국내외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정례회의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 FOMC에선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이번 회의에선 18명의 위원 중 11명이 2023년까지 최소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긴축 전환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날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를 직접 언급했다. 다만 조심스러운 표현을 통해 시장의 불안을 달래는 데 주력했다. 그는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봐도 좋다"면서 "테이퍼링 관련 결정 발표 전 사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매파적인 금리인상 신호에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시장이 그간 꾸준히 연준이 머지 않아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인지해온 덕분에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FOMC 발표가 있던 지난 17일(한국 시각) 뉴욕 증시에서 3대지수는 1% 미만 낙폭을 보였다. 이튿날인 18일 나스닥은 0.87% 상승한 반면 다우산업지수는 0.62%, S&P500지수는 0.04%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오던 코스피도 이날 약보합세를 보이며 주춤했지만 코스닥은 0.52% 상승하면서 2개월여 만에 1000선을 회복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18일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0.43% 상승한 3273.56에, 코스닥은 0.72% 상승한 1010.90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3% 내린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1%,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0.43%, 0.48% 상승했다. 유럽 주요 증시에서도 영국 런던증시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17%,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 지수는 0.20% 오른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12% 내리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월가에선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사했음에도 우려했던 긴축 발작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멜론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빈센트 라인하트는 "연준이 거대한 배의 머리를 돌렸지만 큰 파도가 일지 않았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FOMC 결과로 인해 당분간 코스피의 단기 변동성은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그간 꾸준히 지수가 상승해온 데 대한 피로감은 물론 달러 강세, 시장금리 상승 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FOMC 결과로 인해 자산가격의 낙폭이 두드러진 상황"이라면서 "6월 외국인 순매수 전환으로 국내 증시는 탄력을 받고 있었지만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인덱스 급등과 1130선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수급 부담을 야기 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8개월째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적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고 연준의 변심이 확인됨에 따라 차익 실현의 명분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적극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단기 충격 이후 코스피가 다시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OMC 결과가 기존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일정 부분 선반영돼 있다는 점과 성명서에는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를 감안할 때 단기 충격의 강도는 머지않은 시점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도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파적이었던 6월 FOMC가 예상했던 수준이었으며 과잉 유동성 장세 종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점, 경제 정상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개별 이슈에 따른 업종 간 순환매를 지속하게 만들면서 전반적인 증시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금리 영향보단 기업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상승 추세에 무게가 실린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까지는 별다른 재료나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아 이번 FOMC 영향이 단기적 마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7월 초부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는 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다면 코스피 강세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