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 현상' 속 8년 만에 비상단계 발령 가능성 커작년보다 10GW 밑돈 시점 한달 빨라, 전력수급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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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돔 현상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산업생산 증가로 전력수요까지 빠르게 늘면서 공급 예비 전력이 예년보다 일찍 안정권을 벗어났다.

    이번 주가 올여름 전력수급의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1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짧은 장마 이후 무더위가 이어진 지난주(12∼16일) 전력공급 예비력은 통상적인 안정 수준인 10GW 밑으로 떨어졌다. 

    예비력은 총 공급능력(정비·고장 발전기 제외)에서 현재 사용 중인 전력을 제외한 것이다.

    작년에는 8월 25일 10GW 밑으로 떨어졌지만, 올해는 이른 무더위로 냉방기기 가동이 늘고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산업용 전력 사용이 급증하면서 10GW를 밑돌기 시작한 시점이 한달 이상 빨랐다.

    이에 따라 지난주 전력 예비율은 10.1∼11.8%에 머물렀다. 
    예비력을 수요로 나눈 예비율도 10.1~11.8%를 기록했는데 통상 10%를 넘어야 고장 등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지난주 예비율이 가장 낮은 날은 13일로, 10.1%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10%선을 지켰다. 이날 예비력은 8.8GW에 불과했다.

    예비력이 5.5GW 밑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발령된다. 비상단계 발령까지 불과 3.3GW만 남았던 것이다.

    문제는 오는 20일부터 더 강한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뜨거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만나 지표면 열이 방출되지 못해 기온이 오르는 열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111년 만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여름의 더위가 재연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전력 예비력이 이번 주인 7월 넷째 주에 가장 낮아져 4.0∼7.9GW(상한전망∼기준전망, 예비율 4.2∼8.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전망은 72시간 평균 기온을 29.4도로, 상한전망은 30.2도를 각각 적용한 것이다.

    보통 실제 수급 실적은 기준전망과 상한전망 사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주 실제 예비율은 6∼7%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정상적일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치다. 2018년 여름의 예비율은 7.7%(7월 24일)였다.

    이번 주 예비력이 상한전망처럼 5.5GW 밑으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8년 만에 발령될 전망이다.

    비상단계는 예비력에 따라 1단계 준비(5.5GW 미만), 2단계 관심(4.5GW 미만), 3단계 주의(3.5GW 미만), 4단계 경계(2.5GW 미만), 5단계 심각(1.5GW 미만) 순으로 구분되며 단계별 비상 대책이 시행된다.

    이상고온과 발전기 고장 등 돌발사태로 인해 예비력이 더 떨어지면, 2011년 9·15 순환정전 같은 전력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주요 기업들에 전력 사용이 최대일 때 수요를 조절하거나 자체 발전 시설을 활용하는 수요 반응(DR) 제도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집중적인 수요 관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