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와 소송 패소 불구 항소 제기 요금제 인상 불가피, 이용자 이탈 예상국내 OTT 업체 약진, 글로벌 OTT 공룡 위상 뚝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룡 넷플릭스가 국내 OTT 이용자들이 감소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SKB)와의 법적 소송에서도 항소를 제기하는 등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양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망 사용료 지급)' 1심에서 패소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트래픽과 관련해 망 운용·증설·이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갈등을 빚었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하달라며 재정 신청을 냈고, 넷플릭스는 2020년 4월 중재를 거부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청구 가운데 협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각하했다.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내라는 SK브로드밴드의 요구에 응해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분석한 지난해 4분기 국내 트래픽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전체 트래픽 4.8%로, 네이버(1.8%), 카카오(1.4%), 웨이브(1.2%)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단순히 트래픽 기준으로만 보면 넷플릭스의 연간 망 사용료가 1000억원이 넘어야 한다는 추산도 가능한 셈이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서비스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넷플릭스는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요금을 인상하고 계정 공유를 막은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한국에서 무료체험 프로모션을 종료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이용자 이탈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올해 1월 899만 3785명으로 치솟은 뒤로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신규 가입자도 398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25%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반면, 국내 OTT(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업체는 자체 콘텐츠 강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고, 기업끼리 제휴를 통해 이용자들을 늘려나가고 있다. 웨이브 MAU는 2월 331만명에서 3·4월 370만명으로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티빙도 2월 276만명에서 4월 293만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코너에 몰린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게 패소한 법원의 1심 판결에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1심 판결이 콘텐츠 제공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 간 협력의 전제가 되는 역할 분담을 부정하고 인터넷 생태계 및 망 중립성 전반을 위협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1심 판결은 국내외 구분없이 누구나 망을 이용하면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인정하기 싫어 몽니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